교육부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공통과목 중 하나인 '통합사회'의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에 따르면 201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새 교육과정에서 고등학생이라면 문·이과 구분 없이 누구나 '통합사회'를 배우게 된다.
통합사회는 중학교 3학년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지리, 일반사회, 윤리, 역사 등 사회과목의 기본적인 내용을 '대주제'(Big Idea) 중심으로 정리한 교과다.
이과 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도 사회 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한 조처다.
문제는 교육부가 통합사회 교과의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교육부는 25일 교과용도서 구분 기준안 정책연구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발표문의 요지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발표문의 내용 중 '통합사회는 우선 국정도서로 발행한다'는 부분을 "처음 나오는 교과여서 우선 국정으로 발행하고 다음번 교육과정 개정 때 검정으로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은 교육부가 통합사회를 국정으로 하겠다는 방침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주요 사항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연구진이 일단 국정으로 했다가 차기에 검정으로 가는 방안, 처음부터 검정으로 개발하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고 최종적인 결정은 토론회 이후에 있을 것"이라며 국정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통합사회 교과서의 국정 발행을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로 염두고 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사회는 전 고교생이 사회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을 배우는 교과로, 국정으로 발행했을 때 학생들에게 국가가 정해 준 하나의 시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이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에서 통합사회의 국정 발행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전단계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정에서 검인정 체제로 전환된 이후 고등학교에서 국정교과서로 시작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통합사회 국정화 추진은 한국사 국정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 역시 "공통사회를 국정교과서로 발행하겠다는 것은 필수 과목인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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