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부동산 임대업체인 두산타워(이하 두타)의 배당정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두타는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3배가 넘는 돈을 ㈜두산에 몰아줬다.
두타는 지난해 12월 220억원을 현금배당(중간배당)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105억원(결산배당)을 (주)두산에 지급했다.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은 300%가 넘는다.
지난 2007년 12월 ㈜두산의 타워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두타는 그간 한차례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그룹의 건설과 기계부문이 실적부진에 빠지면서 두타가 지주사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역할을 떠맡았다.
지난해 ㈜두산이 계열사로부터 거둔 배당수익은 약 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20% 이상이 두타에서 발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두타는 ㈜두산 배당수익의 5분의 1 이상을 책임졌다.
두타가 지주사의 현금창고 역할을 하는 것은 리뉴얼을 제외하면 대규모 투자부담이 없고, 한해 20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입지조건이 좋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내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연간 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두타의 영업이익률은 40%가 넘는다. 지난달엔 250억원 가량을 들여 매장 리뉴얼도 단행했다.
두타 매출의 70%는 쇼핑몰에서 발생한다. 입점상인들에게 거둔 임대료 등이 매출기반이다. 그간 두타는 월고정 방식으로 임대료를 받았으나 최근 리뉴얼을 계기로 매출에 연동해 받는 수수료 방식으로 바꿨다. 최천주 두타상인연합 대표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되면 임대료 부담이 100% 넘게 인상되는 효과가 있어 상인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수수료 방식 도입으로 두타는 상인들의 장사가 잘 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린다. 반면 장사가 안되더라도 임대료 하한선(월최저매출액)을 둬 고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두타 관계자는 "상인들도 (수수료 방식에) 동의했다"며 "문제점이 발생하면 상호 협의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타의 배당에는 신용평가사들도 관심을 두고 있다. 그동안 두타는 벌어들인 돈으로 빚을 갚는데 주력했으나 달라진 배당정책으로 차입금 축소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타는 지난 5월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두타의 차입금 감소 여부는 배당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지난해 차입금 감소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대규모 배당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제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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