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지난 5월 발표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관련, "오는 12일까지 그 동안 의견접근을 이뤄온 협의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밝혀달라"며 언론단체, 특히 기자협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달 17일 노무현 대통령과 현업 언론인들과 토론 직후부터 현재까지 취재지원방안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
당초 이달 1일부터 기자실 통폐합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협의 진척에 따라 공사도 유보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정부는 10일 "무작정 기다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기협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12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청와대 "기협이 문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 협의과정에서 정부의 취지와 언론계의 우려를 존중하면서 다양한 취재지원이 가능하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논의가 진전되면서 언론단체가 제안한 내용들을 정부가 최대한 수용해 사실상의 의견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정부와 언론단체가 의견접근을 이룬 내용에 대해 기자협회가 내부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이견이 제기돼 공동발표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더 이상 진전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협회 내 '취재환경 개선 투쟁 특별위원회'(가칭)는 정부와의 협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협회는 1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최종 결정짓는다는 방침이지만 '거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협은 지난 달 17일 노 대통령과의 TV토론 과정에서도 참여 여부를 두고 적지 않은 내홍을 겪었었다.
이에 대해 언론단체와 협의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는 "각 언론사의 기자협회 분회별로 의견수렴이 제대로 안 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개편방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우리가 다 전달했는데 현장 기자들은 모르는 경우도 많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기협을 제외한 다른 단체와는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정홍보처의 카운터파트로는 기자협회 외에 프로듀서연합회, 언론노조, 인터넷신문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 기자실은 개방형브리핑룸으로 전환 존치
기협이 최종적으로 협의안을 거부한다 해도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을 강행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협회가 내부 사정으로 인해 협의안 수용을 거부한다면 합의정신은 존중하면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언론단체를 강하게 압박했다.
안영배 국정홍보처 차장 역시 비슷한 시간 국정홍보처에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기협이 현재 협의안을 거부할 경우에도 실행되는 '취재지원선진화방안'은 당초 정부안보다 다소 완화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공개한 정부와 언론단체의 공동발표문 초안에는 기사송고실 부스 총량을 가급적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 기자실을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해 존치키로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서울경찰청 산하 8개 라인의 경찰서 기자실의 경우도 폐쇄적인 기자단 구조를 해체한다는 전제하에 현행 기자실을 개방형 공동송고실로 전환해 유지키로 했고 대면 및 온라인 취재 요청에 대해 성실하고 적극적인 협조가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총리 훈령으로 제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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