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미펀(Mi Fen, 米粉)'이라 불리는 팬클럽이 있다. 미펀은 '샤오미 팬(Xiaomi fan)' 혹은 쌀가루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샤오미(小米)가 중국말로 좁쌀이란 뜻이기 때문에 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의미도 있다.
미펀은 열혈적이다. 지난 2012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샤오미 두번째 스마트폰 '미투(Mi2)' 발표회에는 몰려든 미펀으로 가득 찼다. 행사장 티켓 1000장은 인터넷으로 발매한지 5분 만에 동났다. 이날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의 프리젠테이션은 청중석에서 터지는 격한 환호와 어우러졌다.
연예인 팬미팅에서나 볼 만한 광경이다. 애플·구글처럼 신생 샤오미도 어엿한 충성 고객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 팬들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샤오미가 만든 티셔츠나 인형도 구입할 정도다.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질주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이처럼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독특한 비법이 꼽히고 있다.
◇SNS 통해 끊임없이 소통..고객과 거리 좁혀
샤오미는 다른 중국 기업들과 달리 인맥구축서비스(SNS)나 인터넷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레이쥔 CEO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1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웨이보에 경영 계획을 올리기도 한다.
샤오미도 공식 계정 등을 통해 회사의 크고 작은 소식을 퍼 나른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춘절(春節, 우리의 설날)을 앞두고 베이징 시내에서 열린 송년회 때다.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이 행사에 깜짝 손님인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주와 작년에 구글에서 넘어온 휴고 바라 부사장 등이 등장했다. 샤오미 팬들에게 볼거리가 많은 자리였다.
샤오미는 이 행사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듯 그대로 전했다. 자기들만의 잔치로 끝내지 않은 것이다. 일반 기업이 내부 사정을 투명하게 알리는 것은 드물지만 샤오미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한다. 내부 행사는 물론 신제품 기획에서부터 판매와 홍보 모든 과정도 인터넷을 통해 알린다.
이는 고객을 단순히 물건을 사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과 팬 관계처럼 동반 성장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제품 기술에 대한 정보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기존 기업들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고객 의견 취합해 일주일 단위로 SW 개선
샤오미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아예 100명 규모의 전담반을 꾸리기도 했다. 이들은 웨이보 등을 통해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시장 변화를 파악한다. 샤오미 공식 홈페이지에는 외부 개발자나 소비자들이 의견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도 걸려 있다. 샤오미 팬들 가운데에는 IT 지식에 해박한 전문가가 많다. 이들의 조언이 여기에 취합된다.
샤오미는 이 곳에 올라온 고객 개선의견을 취합해 매주 금요일마다 자체 플랫폼인 'MIUI'의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는다. 보통 스마트폰 제조사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않지만 샤오미는 매주 한번씩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으로 소비자를 만난다. 애플 등이 사용자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샤오미는 소비자들이 회사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SNS를 통해 신제품이나 경영 정보를 끝없이 공유하면서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자신과 가까운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레이 쥔 CEO는 고객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스티브 잡스처럼 자신의 비전을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고객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 봤다. 그의 전략은 중국에도 삼성·애플과 같은 세계적 IT 기업이 나와주길 바라는 중국 소비자들의 열망이 반영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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