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적 수니파 반군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에 이어 또 다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배포했다.
미국 언론과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에 따르면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이 동영상은 오렌지색 낙하산 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은 소트로프가 칼을 든 IS 전사에 의해 참수당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달 19일 폴리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지 2주만이다.
동영상에 등장한 소트로프는 참수당하기 전 카메라를 향해 "당신들은 내가 누구이고 내가 여기 왜 있는지를 알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전 개입에 따른 대가를 왜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트로프의 목에 칼을 들이댄 IS 전사는 검은색 복장에 두건을 두르고 마스크를 썼고 영국식 억양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폴리 기자의 참수 동영상에 등장했던 인물과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소트로프를 참수하기 전 "오바마, 이슬람 국가를 향한 당신의 오만한 외교정책 때문에 내가 돌아왔다"며 "우리들을 향해 미사일을 계속 쏜다면 우리의 칼은 너희들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는 물러나고 우리를 이대로 내버려둬라"고 말했다.
참수 뒤 잠시 정지됐던 동영상 화면에는 곧 세 번째 인질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IS는 또 다른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해인즈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해인즈의 신원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논평을 하지 않았다.
IS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미국의 계속된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관련국들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끊으라고 주장했다.
타임과 포린 폴리시 잡지 등에 기사를 보내는 프리랜서 기자인 소트로프는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IS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19일 폴리 기자의 참수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백악관은 아직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현재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버내딧 미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정보기관들이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 중에 있다"이라며 "만일 사실이라면 우리는 무고한 미국 언론인을 야만적으로 살인한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소트로프 기자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최대한 빨리 정보분석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동영상이 진짜라면 우리는 무고한 미국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IS의 야만적 행동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그러면서 "수 명의 미국인들이 IS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트로프 가족들의 대변인 격인 버락 바르피씨는 "가족들은 이 끔찍한 비극을 알고 있으며 비통해하고 있다. 이 어려운 때에 공개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소트로프의 어머니인 셜리 소트로프는 뉴욕타임스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IS의 최고지도자(칼리프)를 자처하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직접 호명하고 "자비를 베풀어 아들을 석방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명을 내고 "동영상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것은 비열하고 야만적인 살인"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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