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모 일병 집단폭행 사망 사건을 보강 수사 중인 육군 3군 사령부 검찰부가 윤 일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 선임병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사건의 최초 수사를 담당한 28사단 검찰부가 가해 병사 4명에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공소장 내용을 변경키로 한 것이다.
3군 사령부 검찰부는 2일 "이모 병장, 하모 병장, 이모 상병, 지모 상병 등 윤 일병 가해 병사 4명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주위적으로 '살인죄', 예비적으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검찰부는 살인죄 적용 배경으로 "4월6일 범행 당일 윤 일병은 극도로 신체가 허약해진 상황에서 많은 이상 징후를 보였다는 것을 피고인들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잔혹한 구타가 계속됐으며,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의료 관련 학과 재학 중 입대한 의무병으로 일반인보다 우월한 의료 지식을 갖추고 있어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 "윤 일병 사인은 구타…軍 사망시점 왜곡")
앞서 국방부 검찰단도 지난달 8일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의견을 3군 사령부 검찰부에 제시한 바 있다.
결국 가해 병사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는 28사단 검찰부의 최초 판단이 논란 끝에 뒤집힌 셈이다. 그간 이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군인권센터와 윤 일병의 유족들은 가해 선임병들이 산소포화도 측정기로 윤 일병의 맥박 상태까지 확인해가며 의식을 잃을 때까지 폭행한 것 등을 두고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며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관련 기사 : "윤 일병 가해자들, 산소포화도 측정하며 폭행")
3군 사령부 검찰부는 주범 이모 병장을 포함해 가해 병사 4명 모두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선 "다른 피고인에 비해 이모 병장의 폭행 및 가혹행위 횟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이 병장의 휴가기간에도 나머지 피고인들에 의한 잔인한 구타 및 가혹행위가 계속됐고 목격자인 김모 일병도 피고인들이 저지른 폭행의 강도나 잔혹성에 별 차이가 없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부는 이번에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가장 많은 폭력을 행사한 이 병장과 하 병장에게 적용된 '단순 폭행' 혐의를 각각 '상습 폭행'과 '흉기 등 폭행'으로 변경했다.
이밖에도 이 병장이 윤 일병을 교회에 가지 못하게 한 혐의(강요), 윤 일병에게 3차례에 걸쳐 개 흉내를 내도록 한 혐의(가혹행위), 윤 일병에게 고충제기를 못하도록 한 혐의(협박), 목격자인 김 일병에게 신고를 못하도록 한 혐의(협박) 등도 추가로 기소했다.
'폭행 및 폭행방조' 등의 혐의가 적용된 해당 부대 의무지원관 유모 하사에 대해선 지속적인 폭행을 인지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하범죄부진정죄'를, 윤 일병이 병원으로 후송된 사실을 즉시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유기' 혐의를 각각 추가했다.
아울러 유 하사와 이 병장, 하 병장이 휴가 중 성매수를 한 혐의도 공소장에 추가됐다.
또 3군 사령부 검찰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지휘계통상의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대대장 등 5명의 지휘관과 간부를 입건했다.
앞서 이 사건에 대한 재판 관할권은 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3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으로 이관됐으며, 이관 후 첫 공판은 추석 연휴 후에 열릴 예정이다. 3군 사령부 검찰부는 변경된 공소장을 첫 공판 때 군사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