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이 27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을 만나, 배·보상 문제가 아닌 진상규명 문제에 집중해 대화를 풀어나가자고 요청했다. 단식 중인 유가족 김영오 씨에 대한 국가정보원 사찰 논란과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김 씨에 대한 악성 소문에 대해서도 각각 사실 확인과 강력한 제재를 새누리당에 주문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4시 40분께 국회 본청 2층에 있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두 번째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의 제안으로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면담이 시작된 후 유 대변인은 "지난번(25일 1차 면담)에서 선의로, 또는 국회의원의 의무임을 강조하며 저희들에게 배보상 문제를 충실히 진행하겠다는 말씀 해주셨다"며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진짜 중요한 것은 진상 규명"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다른 가족들로부터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을 논의하고 오라고 했는데 왜 자꾸 배보상 얘기가 나오느냐는 따끔한 얘기를 들었다"며 "정말로 모든 가족은 오직 진상규명이다. 배보상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세월호특별법 새누리당 측 협상팀장)은 이에 "언젠가는 논의해야 하는 배상 문제를 기왕이면 빨리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야당이 낸 법안에 배상 문제가 들어 있어 현실적으로 논의가 안 될 수 없다"고 답했다. "물론 SNS에 (유가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과도한 보·배상 얘기가 돌아다녀 언짢으셨다는 얘길 들었다"며 "일단 가족들의 뜻을 (면담에서) 들어보고 존중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가족 "집권 여당이 SNS 루머 강력 제재해 달라"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등 유가족에 대한 각종 악의적 소문과 국가정보원 사찰 논란 또한 도마에 올랐다.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SNS에서 떠돌아다니는 루머들, 김영오 씨를 비롯한 세월호 가족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집권 여당에서 강력하게 제재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고, 유 대변인은 "지난번(1차 면담)에 김영오 씨에 대한 국정원 사찰 문제를 말씀드렸고 확인해 보시겠다 했으니 같이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경찰과 국정원에 연락해 찾아내라 했는데, 위원장님이 지난번에 알려주신 전화번호를 사용해서 어떤 정보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받았다"며 "그래서 이것이 통상적인 집무집행행위라고 하더라도 오해받을 짓이니 일절 하지 말라. 앞으로 또 이런 만약에 시도가 있어서 유가족 여러분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경찰이든 국정원이든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단식 중인 김영오 씨 등에 대한 악성 소문에 대해선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곧바로 조치하겠다"며 윤영석 원내대변인을 향해 공개 브리핑을 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 당의 어떤 관여자도 이런 데 쓸데없이 관여해 유가족 마음을 덧나게 하는 일을 없어야 한다. 만약에 문제가 되면 제재하겠다는 얘기도 해달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나왔다.
유가족 측 김 위원장은 "국정원 직원이 (김영오 씨가 입원 중인) 병원에 와서 김영오 씨와 이보라 의사 선생님이 어떤 관계냐고 묻고 갔다는 이야기도 확인해 달라 말씀드렸었다"며 1차 면담 이후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조치 여부를 물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번에 하도 혼이 나서 (유가족 측 요청 사항들을) 많이 잊었다"며 "다음에 만날 때 답을 드리겠다"고 했고, 이완구 원내대표 또한 "즉각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 관련 기사 보기 : 새누리당-유가족, 대화 물꼬 트이나?)
이날 면담에는 이들 외에도 가족대책위의 김종기 반대표회장(고 김수진 양의 아버지)과 유가족 이남석 씨(고 이창현 군의 아버지)도 참석했으며, 오후 5시 5분께 비공개로 전환 돼 현재도 진행 중이다.
비공개 면담이 시작된 후 윤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수석부대표의 주문대로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을 찾아 "유가족 대표들께서 특별히 요청한 사항이 있어 브리핑을 드리겠다"며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SNS 등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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