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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연일 '모병제 군불 지피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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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연일 '모병제 군불 지피기'…왜?

군 가혹행위 근절 대안으로 모병제? 부작용은 없나

28사단의 '윤 일병 사건'이 사회에 던지는 충격파가 크긴 컸나 보다. 보수언론에서 연일 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모병제' 카드를 꺼내고 있다. 그간 재정 문제,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모병제는 한국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던 보수언론이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셈이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13일자 11면 '윤 일병, 재발 막을 해법은 모병제?'라는 기사를 통해 "90년대 중반 이후 (군대에서) 대형사건, 사고가 날 때마다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 시행해 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며 "최근 들어 22사단 임 병장 총기 사건,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 대형 악성 사건이 잇따르면서 그동안의 거창한 구호나 대책이 무용지물에 가까웠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유 기자는 "(이에)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제 모병제도 본격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늘어나고 있다"며 "주목할 것은 야전부대 지휘관 등 장성, 장교들이 사석에서 '현재 제기되는 병영 문제는 모병제가 아니고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예산 문제만 해결된다면 모병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간 군 장교들은 모병제를 실행할 경우, 병력이 감축돼 안보에 문제가 생긴다며 모병제를 반대해왔다.

11일자에서도 <조선>은 모병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는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고 글을 게재했다. 안 교수는 '이젠 모병제를 논할 때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모병제는 군대를 양질의 직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경찰관이나 소방대원과 마찬가지로 군인도 지원자로 선발한다. 모병제는 장점도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수십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전문화를 통한 정예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군 유지를 위한 사회적 비용도 적게 든다. 병역과 관련된 각종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13일자 '전문가 "모병제 30만 명 적정"…육군은 병력 감축 반발' 기사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모병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병사 비율을 줄이고 부사관과 초급장교를 늘려 소수 정예의 강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모병제, 군 내 가혹행위 근절할 수 있는 대안?

모병제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 내 가혹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군인 전체가 직업인이기에 구타나 가혹행위가 사라지고 이에 따라 군 조직력이 강화되고 인권침해 논란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현재 대만과 러시아가 모병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직접적인 계기가 군대 내 가혹행위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대만은 모병제 전환을 통해 27만5000여 명인 병력을 21만5000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2011년부터 기존의 징병제에 부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해 시범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턴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남성의 병역 의무를 면제하고 4개월 간의 군사훈련으로 대체했다.

러시아는 2002년부터 모병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징병제와 계약 모병제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군 48만 명 중 40% 정도가 모병제로 선발됐다. 나머지는 징병제로 충원된 군인들이다. 러시아군은 2020년까지 전체 병력의 대부분을 계약에 따른 모병제로 충원할 계획이다.

모병제, 부유층의 군대 도피 도구로 사용?

물론, 모병제의 단점도 있다. 가난한 집의 자식만 군대에 가고, 부유층은 군대를 합법적으로 피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병제를 도입하면 소수의 사명감, 가업 등에 의해 입대하는 자를 제외하면 군인 봉급이 절실히 필요한 자가 입대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자연히 경제적으로 평균 이하인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고 결국 이는 사회적으로 약자와 소수파들이 대거 군에 입대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재정문제도 지적된다. 모병제를 실시할 경우, 현재 65만 명의 병력을 절반으로 줄인 30만 명이 적정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절반으로 줄은 인력이지만 현 공무원 수준의 월급을 맞추려면 이들의 유지 경비는 현재의 10배 이상이 소요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병력이 줄어든 공간을 메울 첨단 장비의 도입도 필요하다. 모든 부분에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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