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일대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포스러운 속도로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역당국의 검역태세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경유한 여행객은 최대 잠복 기간인 21일 동안 매일 지역보건소가 당사자와 전화로 신체 이상을 확인하며 일대일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 6월 27일부터 라이베이라에서 체류하다 지난 1일 귀국한 이후 설사 증세를 겪었던 사업가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방역체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케냐를 경유해 한국에 들어왔는데, 케냐 보건당국은 검사가 마무리 돼야 문을 열어줄 수 있다며 2시간 동안 항공기에 붙잡아뒀다"면서 "한국은 더 까다롭겠거니 생각했지만 검역신고서에 적힌 몇 가지 문항들 체크만 한 뒤 바로 입국 게이트를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해서 2~3일 동안은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지난 4일부터 설사 증상이 있어 근처 대형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면서 "의사가 에볼라 바이러스는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고, 피검사 결과 염증 수치나 백혈구 수치가 정상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왔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 방송 듣고 부랴부랴 추적조사
하지만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는 위험지역을 거쳐온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체계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 사업가는 입국 당시 라이베리아 체류 사실을 신고까지 했는데도 정부의 추적관리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검역신고서에 라이베리아 체류 사실을 신고한 일행 3명 모두 정부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방송을 통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추적 조사를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7일 현재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전날 파악된 22명에서 8명 늘어난 30명이며, 이중 잠복기가 끝나지 않은 17명에 대해 증상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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