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업무 복귀를 주장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주무부서의 장이자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인 이 장관이 현장을 떠나 부처로 복귀해야 하는 이유로는 "수산자원", "세계 5위인 해운산업 발전" 등을 들었다. 새누리당이 재보선 승리 이후 '세월호 정국'의 출구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6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오늘까지 113일째 진도 팽목항에서 현장을 지키는 중"이라며 "이 장관은 할 일이 많은 장관이다. 우리의 수산자원을 지키고 세계 5위인 해운산업도 육성·발전시켜야 한다. 세월호 수습과 재발 방지책 수립, 그리고 총 4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세월호 총비용 마련을 위해 예산 확보와 국회 협조, 해피아 근절까지 이 장관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며 복귀를 주장했다.
김 대표는 "현재 실종자는 10명인데 이 장관은 대통령께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 지시에 따를 뿐이라며 현지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면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이 장관이 정상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특히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수산·해운 관련 업무와 예산 확보를 해야 할 이 장관을 유가족이 잡고 있다는 투다.
김 대표는 또 "지금 가장 큰 국민의 목소리는 민생경제 살리기"라며 "세월호 여파로 우리 경제는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느냐 아니면 경제활성화의 길로 가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대표 외에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법안소위 복수화 문제,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내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진지하게 생산적으로 고민해 보겠다"고 했을 뿐, 다른 참석자들은 세월호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세월호 정국 때문에 여러가지 막혀 답답해", "세월호에 갇혀 민생이 죽는다"는 새누리당
전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세월호 정국을 빨리 마무리하고 '경제 살리기' 등으로 넘어가자는 취지의 발언들이 연이어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 일정과 관련, "8월 25일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8월 21일까지는 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하면서 "참 여러 가지로 세월호 정국 때문에 대단히 여러 가지가 막혀 답답하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가족이 요구한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비서관의 청문회 출석에 대해 앞서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진상조사위 수사권 부여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조사한다는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도 "세월호 특검 문제를 가지고 국회가 거의 마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세월호 협상 때문에 민생현안, 정부조직 관련 국회가 해야 될 숱한 본연의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현재 정책위 부의장은 아예 "세월호에 갇혀 우리 민생 현장이 굉장히, 심하게 이야기하면 죽어가고 있다"며 "세월호 문제는 세월호 문제로 빨리 매듭을 짓자"고 했다.
강기윤 원내부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나 특검이나 나올 것이 뻔하다. 더 이상이 없을 것"이라며 "세월호에 관련된 부분은 답이 다 나왔다. 이것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부분들은 국민의 심판으로 해방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직 검찰 수사도 진행중이고, 국회 국정조사도 하고 있는 중에 미리 결론을 낸 것이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읽힌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이날 세월호특별법 TF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공개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우리가 야당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부분의 내용을 정확하게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자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하부기관으로 상설특검을 두자고 주장을 하고 있다", "아직 검찰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상설특검을 하자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데 대해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달라는 것이다. 진상조사위가 특검 추천권을 가지면 특검을 진상조사 산하에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좀 다르다"며 "'이 사건은 처음부터 특검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진상조사위가 조사를 해 보고, 거기서 특검에 보낼 만한 사유가 생기면 특검을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형식적으로는 권 의원에 대한 지적이나, 내용상으로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 일부에 대한 반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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