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빚내서 빚 막으라고? 도라에몽, 구해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빚내서 빚 막으라고? 도라에몽, 구해줘!

[검색어 살찌우기] '심형탁'과 '도라에몽'

배우 심형탁 씨와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이 지난 1일 밤과 2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심 씨의 방이 온통 도라에몽 관련 물건으로 채워져 화제가 된 것.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심 씨는 "(어릴 때) 집이 어려워서 장난감을 가질 기회가 없었는데 나이 먹고 여유가 생기면서 제일 먼저 갖고 싶었던 게 장난감"이라며, 도라에몽으로 방을 꾸미는 데 "차 한 대 값 정도 투자한 것 같다"고 밝혔다. 도라에몽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그는 '심타쿠'라고도 불린다. '타쿠'는 '오타쿠(otaku, 御宅)'라는 일본어를 줄인 말로,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 MBC <나 혼자 산다> 화면 갈무리.

고양이 모습의 도라에몽은 1970년대 일본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소개된 후,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라에몽은 1969년 12월 교육 잡지에 처음 소개됐으며, 이듬해 발행된 단행본이 1억 권 이상 팔렸다.

도라에몽은 미래에서 21세기로 급파된 시간 이동 로봇으로, 도라에몽의 임무는 주인공 노비타(10세)가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노비타는 성인이 된 후 결혼한 부인 때문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되고, 이 빚은 100년 후 노비타의 3대손까지 이어진다. 노비타 3대손은 자신의 위기(대물림된 부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조할아버지에게 도라에몽을 보낸 셈이다. 실제로 도라에몽은 노비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휴대용 헬리콥터, 어디든지 문, 시간 보자기' 등을 이용해 구한다.

노비타의 부채 문제는 당시 일본의 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연평균 10%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초고도 성장을 하던 일본 경제는 1970년대 들어 4%대로 추락,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이후 서서히 하락하며, 1990년대 초 본격적인 장기 침체에 들어간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금 한국 경제는 20여 년 전 일본 경제와 비슷하다며, '아베노믹스'를 본뜬 '최경환노믹스'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4일 "거시 정책 기조를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전환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내용의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기업 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을 포함한 세법개정안은 다음 주에 추가로 공개된다.

그러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이에 대해 '부채 주도 성장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기금과 정책금융 대출을 통해 돈을 공급하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 경제와 관련한 핵심 내용은 은행 대출 조건 완화다. 한마디로, '빚내서 부채도 막고 집도 사라'는 말이다.

정 원장은 지난달 31일 자 <주간 프레시안 뷰>에서 최 부총리가 내수 확대 결론으로 부동산 투기를 외치고 있다며 "주택 투기 수요에 의해 (일어나는) 건설 붐"은 결코 현 경제 상황의 대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가계 부채에 허덕이는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이 건설 투기 붐에 동승할지 미지수"이며, 중하층이 은행 대출 규제 완화로 전세금 인상분을 충당할 경우 다시 상층의 주머니만 채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정부 말기, 대위기 찾아온다?)

가계 부채 1000조 원 시대에 빚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 만화 속 설정이지만, 빚은 노비타처럼 자식 세대에게까지 짐이 될 수 있다. 현재의 경제 정책으로, 미래 로봇 도라에몽이 2014년에 급파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 '검색어 살찌우기'는 CBS <시사자키> 주말판 코너를 기사 형태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