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 감싸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29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미스테리를 밝힐 열쇠로 지목된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연막 작전'을 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 과정에서 "KBS, MBC와 JTBC 손석희 사장 등 언론 기관 증인 채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입장을 바꿨다. 손석희 사장 증인 채택 요구는 새누리당이 먼저 제안했었다. 그런데 이날 갑자기 손 사장 증인 채택 요구까지도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날 오전 협상은 결국 10여 분 만에 결렬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요구는 결국 청와대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어제까지는 저희가 다섯 명을 핵심 증인으로 얘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보지만, 김기춘 비서실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현 인천시장), 정호성 비서관 3명은 꼭 채택해야 한다"며 "결국은 권력의 핵심 청와대가 진상 규명의 걸림돌이라고 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언론을 들고나와서 청문회를 피하려고하는 새누리당의 정략이고 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 협상이 난항을 겪자 새정치연합은 특위 위원들간 회의를 열고 결국 새누리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사태의 본질은 언론이 아니라 청와대다. 새누리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KBS, MBC, JTBC 등 언론 관련 증인 채택 요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신 청와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증인 채택을 요구한다"고 역제안을 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내용으로 증인 채택 협상을 재개할 것을 조원진 의원에게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정 비서관 증인 채택 요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그날(4월 16일) 7시간의 행적에 대해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알아야 하는데, 비서실장이 모르겠다고 하니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그림자 수행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와서 증언해야 하는 게 맞다"며 "대통령의 7시간 증발 사건에 대해 답을 안하면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잘 수습했다고 인정을 할 수 있겠느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과 정 비서관 두 명의 증언이 진상 규명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정복 인천시장 증인 채택 요구와 관련해 김 의원은 "안행부 장관으로서 시스템 만든 당사자인데, 어떻게 만들었길래 중앙재난대책본부가 하루만에 해체될 만큼 오합지졸이 됐는지, 그에 대해 책임지고 답을 해야 한다. (유정복 시장은) 도망가려 하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쪽은 '김기춘을 포기하더라도 정 비서관은 못 내보낸다'는 입장인 것 같았다. 그러면 김 실장이 나와야 한다고 했더니 그렇게는 못한다고 하더라. 문재인 의원도 나가고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내보내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은 (청와대 관련 증인 채택은) 안된다고 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조원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참여정부 인사들 증인, 문재인 의원 비롯한 어떤 증인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정부의 전직 장관까지 나오라는 입장에서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이 참여정부 관련 인사 증인 채택을 보이콧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어떻게 (유병언의) 세모그룹이 (참여정부 시절) 다시 회생할 수 있었느냐 하는 문제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결국 새누리당이 청와대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부 흠집 내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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