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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살국가' 이스라엘의 공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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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살국가' 이스라엘의 공범인가?

이스라엘, 가자에 지상군 투입···인종청소 전주곡

2012년 11월, 6일간 176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공습 이후 정확히 1년 8개월 만에 이스라엘은 전 공군·해군·지상군 병력을 동원하여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다. 2014년 7월 8일 이슬람 명절 라마단 기간에 발생한 공습은 열흘째로 접어들어 최소 237명의 사망자와 1770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 가운데 77% 이상인 164명이 민간이고 그 중 44명이 어린이, 29명이 여성으로 밝혀졌다(UN OCHA 7월 16일 리포트).

하마스가 인정하지 않은, 실종·사망한 3명의 이스라엘 정착촌 청년들에 대한 보복이란 명목으로 가자지구에 폭격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표적을 가리지 않는 끔찍한 인명살상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군 투입이라는 초강경 공세를 취하면서 가자지구에 어마어마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미사일이 떨어진 곳에서 검은 연기와 먼지들이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수많은 민간인 피해를 가져오는가?

2006년 220명, 2008~9년 3주간 1500명, 2012년 7일간 176명.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희생된 사망자 숫자다. 특히 이 사망자 중에는 민간인 비율이 높다. 이는 가자지구가 서울의 절반만한 크기에 180만 명이 모여 살면서 높은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민간시설을 공격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실제 이스라엘은 2008~9년 자발리야 난민캠프의 알 파코라 유엔학교를 공격해 수십 명의 민간인을 그 자리에서 폭사시켰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되거나 그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은 놀라울 정도의 전쟁범죄 면책권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 좁은 가자 땅덩어리의 어디에 유엔(UN)시설, 국제구호시설, 학교, 병원 등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이러한 시설들은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의 폭격대상이 되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자기방어라고 이스라엘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고, 최근 한국에서는 몇몇 개신교 그룹 위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에게 약속 받은 땅’의 권리를 근거로 이스라엘의 점령 및 공격을 '종교적 분쟁'으로 몰고 가며 이를 정당화시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정당한 자기방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수백 발을 발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용납할 수 없는 적대적 행위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연합정부 협상 발표 이후,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의도적인 긴장감 고조와 살해된 세 명의 청년들에 대한 근거 없는 보복 공중폭격은 하마스의 대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계산된 이스라엘의 레퍼토리였다.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하마스가 보유하고 있는 낮은 명중률의 M-75 로켓탄과 중고 AK47, RPG로켓 등의 재래식 무기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무장된 이스라엘군의 전력 차이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은 양비론을 위한 이른바 '물타기'이다. 게다가 이스라엘군이 국제적으로 인구밀집지역에서 사용이 금지된 백린탄, 벙커버스터 폭탄, 집속탄, 우라늄열화탄 등을 '자기방어를 위한 군사작전'에서 사용한다는 것 또한 상식 수준에서 벗어난다.

리더를 잘못 둔 죗값은 죽음?

가자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치러온 이 수많은 목숨 값은 무엇 때문인가? 이스라엘군의 주장에 따르면, 하마스의 테러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과 같은 정교한 군사작전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부수적 피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는 하마스가 정권을 잡은 뒤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로 빠뜨린 '봉쇄정책'과 마찬가지로 가자 전체 주민들의 삶 전체를 고통스럽게 하려는 목적의 '집단처벌(Collective Punishment)'이다. 이들의 흘리는 피의 값이 2006년 실시된 선거에서 가난한 난민촌에 병원, 학교 등의 시설을 짓고 빈민구제에 힘쓰던 하마스를 찍은,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선거권을 잘못 행사한 탓인가?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제안, 왜 결렬 됐나

공중폭격이 악화일로로 가던 중 15일에는 미국의 압박하에 이집트 정부 중재의 협상안이 마지못해 발표됐다. 이스라엘은 당장 휴전안을 받아들인다고 했으나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를 거부했다. 이는 외신에 보여진 것과 같이 하마스의 '적대적 오만함'의 표시일까? 하지만 사정을 좀 더 들여다보면 이 협상안은 애초에 현실적으로 성립되기 불가능했다.

2012년 가자지구의 하마스 정부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인도주의적인 물자와 인원 이동을 위해 라파국경을 열어주었던 이집트의 전 무르시 정부와 달리 현재 이집트 정부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 대통령인 압델파타 엘시시는 무르시를 쿠데타로 축출했고, 하마스가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강경한 탄압을 벌이고 있다. 엘시시가 가자의 생명줄과도 같던 라파 지역의 터널 대부분을 파괴했다는 것은 하마스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당장 대부분의 물자가 막힌 하마스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최소한의 통행을 보장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휴전안에 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2011년 협상 당시 수감자협상으로 풀려났던 팔레스타인 사람들 대부분이 다시 체포되면서, 하마스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지상군 투입이 가져올 결과는?

17일 한때 두 번째 협상안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이후 양측 모두 부인하면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5시간의 협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스라엘은 지상군의 투입을 결정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지상군 투입 명령 이후 국경 지역에 배치됐던 탱크들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가자 봉쇄 이후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은 2008년 12월 27일부터 2009년 1월 18일까지 3주간 지속 됐던 공격 이후로 처음이다. 당시 1500명의 사망자와 6000명의 부상자를 가져올 정도로 지상군 투입이 가져온 결과는 지옥에 비교될 정도로 참담했다.

수없이 많은 국경 지역 마을이 탱크로 초토화되고, 하마스와 연관된 건물들은 그 주변 건물까지 모조리 다 자갈밭으로 변했다. 그곳에 인도주의적 중재와 개입은 없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할 때까지 전기와 물 공급 없이 일방적으로 죽임을 당해야 했다. 지금 또다시 그 학살이 벌어지고 있지만 국제 사회 누구도 도살국가인 이스라엘을 막아서지 않고 있다. 이 순간에도 지상 최대감옥 가자에 갇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도망갈 곳 없이, 집에서 가족과 총성이 멎길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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