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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선배님, 후배들을 지켜주세요"

[현장] 성심여중고 학생들, 청와대 앞에서 화상경마장 반대 회견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성심여자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이 14일 청와대 앞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 철회를 호소했다.

성심여중고 학생 3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더 이상 두려움에 떨며 공부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9월 용산 화상경마장 입점 계획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자 지난 6월 28일 기습적으로 임시개장한 뒤, 매주 금·토·일요일 시범운영하고 있다.
(관련기사 : "朴대통령 모교 교장 "도박장으로부터 아이들 지켜 달라"", "도박장 아니라 도서관, 경마장 아니라 경기장을!")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서 용산 화상경마장 입점 철회 기자회견을 연 성심여자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프레시안(서어리)

한채을 성심여고 총학생회장은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도박장 입점 철회에 힘써달라"며 "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입점을 철회하고 그 건물을 도서관과 문화시설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한 회장은 "(용산 화상경마장 운영 시간이)금요일에는 등하교 시간과 겹치고 토요일 역시 자율학습 시간과 겹쳐 여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된다"며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용산 주민들까지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른 꿈을 키우며 착실하게 실력과 인성을 쌓아가야 할 저희가 교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대형 도박장을 바라보며, 도박의 한탕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병들어 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홍성연 성심여중 총학생회장은 '화상경마장이 학교와 235미터 떨어져 있어 학교보건법에 적법하다'는 마사회 입장에 대해 반박했다.

홍 회장은 "학교보건법 규정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 추구권에 의거한 법으로, 화상경마도박장 건물이 이러한 권리를 침해한다면 33미터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사회는 공익을 추구해야할 공기업이지만 오히려 공익을 거스르는 행동을 한다면 더 이상 존재하지 말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희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고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것은 권리이자 동시에 의무"라며 "평화로웠던 성심학교와 우리 동네를 되찾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님께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성심여중고 학생 대표들은 학생들이 손수 작성한 1200여 개의 청원 엽서를 직접 청와대에 가 전달했다.

▲14일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원 엽서들이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청와대로 향하는 한채을 성심여고 총학생회장. ⓒ프레시안(서어리)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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