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 신임 사장에 조대현 전 KBS 부사장이 9일 선출됐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장 최종 후보 6명에 대한 개별 면접을 진행한 뒤 오후 8시부터 표결을 시작했다. 표결 결과, 총 11표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6표,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5표를 얻어 과반 찬성표를 얻은 조 전 부사장을 임명 제청하기로 이사회는 의결했다.
이사회는 임명 제청안을 오는 10일 안전행정부에 전달한 뒤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린다. 대통령 승인 절차가 끝나면 조 후보는 정식 KBS 사장으로 임명된다. 임기는 길환영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15년 11월 23일까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978년 KBS 공채 5기 PD로 입사한 후 KBS 일본특파원 차장, 교양국장, 기획다큐팀 팀장, 제작본부장, KBS 부사장, KBS미디어 사장 등을 거쳤다.
"김인규 체제의 핵심 인물이 KBS 새 사장? 실망 넘어 분노"
KBS 양대 노조는 조 전 부사장의 사장 임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새노조)는 이사회 표결 이후 성명을 내고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BS 본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 “김인규 사장과 함께 KBS를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시킨 김인규 체제의 핵심인물”이라며 "김인규 체제하에서 TV본부장과 방송 부사장을 맡아 KBS의 프로그램을 망친 장본인"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 이병순 전 사장 시절 TV제작본부장을 역임할 당시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 시사 프로그램 폐지에 앞장섰다. 이로 인해 2009년 KBS PD협회가 진행한 신임투표에서 74%의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KBS 본부는 이날 정오에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해 "주변 반대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길환영은 훌륭한 사람'이라며 믿어달라고 추대한 인물"이라며 "부사장 때 임명한 이들의 명단을 봐도 사람 보는 눈이 전혀 없는 맹인"이라고 비판했다.
KBS 본부는 조 전 부사장을 일찍이 1차 '부적격 후보' 4명 중 한 명으로 분류한 바 있다.
"길환영 전 사장의 퇴임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해왔던 KBS 본부는 이날 조 전 사장에게 차기 사장의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위한 방송법 개정을 추진 △취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신임평가 실시 △국장책임제 도입 △부당인사 원상회복 및 인적 쇄신 단행 △사내 대화합 조치 실시 등 다섯 가지다.
새노조는 10일 오전 11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 6인을 모두 반대했던 KBS 노동조합(1노조) 역시 비대위 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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