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2015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 유로(한화 약 1만1700원)로 확정됐다. 이 최저임금은 모든 직종에 적용된다. 독일 연방 하원은 3일(현지시간) 정부가 입안한 최저임금제 도입에 관한 법안을 표결을 통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승인했다.
모든 직종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는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과 대연정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시간당 8.5 유로는 프랑스의 9.53 유로(약 1만3100원)보다는 적지만, 영국의 7.91 유로(1만800원)보다는 많은 것이다. 한국의 2015년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근 5580원으로 결정됐다.
전면적인 최저임금제 도입으로 동서독의 고질적인 최저임금 격차도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2월 독일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독일 노동자 7명 중 1명꼴인 530만 명이 시간당 8.5 유로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이 옛 서독 지역에서는 전체 근로자의 14%에 그치지만, 옛 동독 지역에는 24%로 동서간 편차가 컸다.
처음으로 모든 직종에 적용, "동서 편차 해소"
중도 진보 성향의 독일 유력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역사적인 개혁이다. 미용사로 일하거나 음식점에서 맥주를 나르는 사람들이 이제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동안 이 제도 도입에 반대해온 독일노총(DGB)의 라이너 호프만 회장도 "최저임금제가 일자리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유럽의 이웃 국가들과 미국 등에서 입증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일이 최저임금제를 도입함에 따라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는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중 스위스 등 6개로 줄게 됐다.
그동안 독일은 건설과 건물청소 등 일부 산업분야에 최저임금제를 적용해왔으나 산업 전반에 법정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지는 않고 노사 자율에 임금협상을 맡겨왔다.
동일한 최저임금제 시행이 늦어진 배경에는 강력한 노조가 버티고 있는 노동계쪽에서 최저임금제가 직종과 직장, 지역별 상황을 반영할 수 없다는 반대 논리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에서 내년부터 최저임금제 전면 시행된다지만, 일부 한계는 남아있다. 18세 미만 노동자에게는 안정된 고용보다 직업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1년 이상 일을 하지 않은 노동자도 새 일자리를 구한 뒤 첫 6개월간은 최저임금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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