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법외 노조 처분에 반발해 '조퇴 투쟁'을 벌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도부 36명을 검찰 고발했다. 아울러 2차 교사 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노조 전임자 71명을 전원 고발조치하면서 다시금 '전교조 죽이기'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조퇴 투쟁을 주도했다며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본부 집행부 16명, 시도지부장 16명, 결의문 낭독자 4명 등 총 3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3일 밝혔다.
교육부가 전교조 지도부에 대한 형사 고발의 근거로 든 법 조항은 헌법 제31조 제4항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국가공무원법 제66조 '공무 외 집단행위 금지 의무' 등이다. "'교육은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기본원칙을 위반"했고, "수업을 비롯한 생활지도, 담당업무 및 학급경영 등 학교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저해하였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조퇴 투쟁 참석을 적극 독려한 본부 집행부와 시·도 지부장뿐 아니라,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낭독한 이들 4명도 형사고발 대상에 올랐다.
교육부가 파악한 조퇴 투쟁 참가 교사는 전국 600여 명으로, 교육부는 지도부 외 일반 조합원에 대해서는 집회 참여횟수와 가담 정도에 따라 징계하고, 기존 연가, 조퇴투쟁 전력이 있는 참여자는 반드시 징계 처분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제2차 교사 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전교조 전임자 71명 전원도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부는 2차 교사 선언에 대해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정치운동 금지 및 제66조 집단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교사 1만 2244명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기에 너무나 위험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만이 더 이상의 제자들과 동료들을 잃지 않는 길"이라며 선언문에서 '박근혜 퇴진'을 명시했다. 이날 선언에는 전교조 조합원뿐 아니라 비조합도 동참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무더기 징계 방침에 대해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채 정부는 또 다시 책임을 묻는 교사들을 형사고발하는 극단적인 조치"라며 "서남수 장관은 교사들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여전히 대통령의 충견 노릇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퇴 투쟁에 대해선 "조퇴는 쟁의 행위도 아니고, 개별 조합원들 각자가 정당하게 휴가권을 행사는 것이므로 애당초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학교장 권한 사항을 놓고 조퇴 결재를 금지하는 지침을 내린 교육부와 교육청이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2차 교사 선언에 대해선 "세월호 참사 제2차 교사선언은 교육부에서 형사고발의 근거로 삼는 '집단행동'도 '정치운동'도 아니"라 "당사자인 교사들의 표현을 정치운동으로 몰아가는 것이 오히려 대통령을 비호하고자 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했다.
이날 교육부가 강경 대응에 나섬에 따라, 실제 교사 징계 권한을 가진 각 시·도 교육감들의 판단이 주목된다.
전국 13개 지역의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전교조 법외 노조 관련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전교조 법외 노조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조퇴 투쟁에 참가 교사들에 대한 징계 역시 가볍게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각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 사이의 마찰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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