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직업도, 생각도 다른 세 사람이 모였다. 공통점은 단 하나,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 신태현 씨(28세)는 취업준비생, 김다현 씨(36세)는 직장인, 그리고 박민미 씨(44세)는 대학 강사다.
이들은 7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진행되는 다큐멘터리 감독과의 인터뷰를 위해 지난달 28일 오후 프레시안 편집국을 찾았다. 일명 '조합원, 다큐에 빠지다'는 조합원 참여형 기사로 독자와 기자가 함께 진행하며, 앞서 3일간 수도권 조합원을 대상으로 메일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다. 총 일곱 명이 희망했으며, 이날 다섯 명이 김태일 감독의 <오월愛>를 시청했다.
'알음알음' 프레시안을 알게 됐다는 세 사람은 현재 프레시안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기자가 꿈인 신 씨는 프레시안을 통해 "'생계형 공부'를 하고 있다"며 언론사 최초 협동조합 전환에 기대감을 보였다. 하루 11시간씩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김 씨는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프레시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사상철학연구회 소속으로 '철학자의 서재' 필진이었던 박 씨는 "우리 사회 대안언론의 필요성에 공감해 조합원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즐겨보는 콘텐츠도 다르다. 신 씨는 '프레시안 북스'와 '주간 프레시안 뷰'를, 김 씨는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를, 박 씨는 전문가 칼럼을 주의 깊게 읽는다.
말 그대로, 삼인 삼색! 이들은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먼저, 신 씨는 기업인을 영웅시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를 지적했다. 특히 현대가 일원인 정몽준 국회의원의 경우, 대한축구협회 전 회장으로 축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김 씨는 최근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KBS <개그콘서트> '렛잇비' 코너에 빠져 있다며 "돈 없이 잘 사는 것도 중요한데, 경쟁과 먼 삶을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루저(loser), 또는 반항아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경기사'라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경력 10년 차 직장인이지만, 주말 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관행에 맞서기까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토로했다.
대학 강단에서 늘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는 박 씨는 "기성세대가 자신의 기득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젊은 세대의 사회 진입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는 그런 분노조차 표출할 방법이 없어 조직화 또는 극대화되지 못하고 흩어져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프레시안은 몇 점일까. 언론사로 이들과 같은 세대별, 계층별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을까?
신 씨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김 씨는 50점, 박 씨는 69.3점을 줬다. 세 사람의 평균 점수는 69.766666666점으로 70점에 못 미친다. 프레시안은 다양한 가치와 참여를 담기 위한 언론 협동조합이지만, 소비자 조합원의 평가는 냉정했다. 협동조합 전환 1년, 그러나 2년 차 '시즌 2'로 넘어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들은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시즌 2'를 위해 △ 대중이 선호하는 문화 기사를 늘릴 것, △ 스타 및 킬러 콘텐츠를 만들 것, △ 지면의 단순화 및 재구성, △ 토론이 가능한 소통의 장 넓히기, △ 타 매체 또는 다른 협동조합과의 교류를 주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마지막 한 마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 언론, 그 초심을 잃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프레시안의 열두 번째 선수입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 언론, 그 초심을 잃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프레시안의 열두 번째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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