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청와대 사회정책 수석이 22일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과 같은 소액금융대출기관인 사회투자재단(가칭)이 민간이 주도하는 공익법인 형태로 오는 7월에 설립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 "법적, 정치적 지원을 해주라"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재단 설립계획을 보고한 김 수석은 "사회투자재단은 그라민은행과 같은 저소득층에 대한 무담보 소액대출은 물론 창업기술 전수와 경영지도 등 자활 컨설팅, 빈곤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융자,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비·교육비 대출 등의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저소득층에 대한 자금 대출은 사회연대은행 등 기존의 마이크로 크레딧(무담보 소액대출) 기관을 통해 지원한다.
사회투자재단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를 접견할 때 소액금융대출사업을 활성화하기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 강재섭 한나라당 총재와 민생현안을 논의할 때도 "빈곤층의 재도전과 자활을 촉진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합의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의 저소득층 창업지원 융자예산 280억 원의 종잣돈에다가 국회에서 활용계획이 논의되고 있는 휴면예금·휴면보험금, 민간기업의 기부를 활용해 이 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재단 운용은 저소득층 자활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민간이 주도하고 실무적인 지원은 기획예산처에 곧 신설될 양극화·민생대책본부가 담당하게 된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보고를 받고 "제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없고 제2금융권에서도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제도"라며 "사업 성공을 위해 다소 높은 연체율을 감수하는 경영상·회계상의 유연성을 정관이나 운영규정을 만들 때 고려하고 각 부처는 법적 정치적 지원을 해줘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사회적 기업으로 일자리도 창출"
"영세자영업자 문제가 심각하고 정부 주도로 마련된 사회적 일자리는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저임금인 경우가 태반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 김 수석은 "사회적 일자리에 그런 면이 있지만, 이 재단을 통해선 사회적 기업이 육성되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수석은 "이걸 좋지 않은 일자리로 일괄적으로 규정하긴 어렵다. 지금 댓가가 작다고 해서 앞으로도 작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은 이날 "사회공헌기금을 매년 1200억 원, 7년간 1조 원을 조성해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비자금 조성 등으로 인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는 정 회장은 이날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 정 회장의 출연기금 같은 것도 이 재단에 들어올 수 있냐'는 질문에 김 수석은 "정해놓고 있는 것은 없고 확정된 것도 없다"면서 "현대그룹도 그런 의향이 있다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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