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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이건희 회장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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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이건희 회장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제행사 유치와 재벌 사법처리의 묘한 함수관계

노무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칙 유치 관계자들과 함께 유치 성공을 다짐하고 그간 각계의 유치 노력을 격려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 간담회는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50일 앞두고 열린 것으로 노 대통령은 "50일을 앞두고 결의를 한 번 다지고자 이렇게 모셨다"며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참석 인사들은 평창 유치 엠블렘을 배경으로 '평창'을 외치며 유치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지와 열의를 국내외에 천명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한승수 유치위원장,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역시 IOC 위원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2014년 동계올림칙 개최지로는 평창과 함께 오스트리아 잘스부르크, 러시아 소치 등이 경쟁하고 있다.
  
삼성 홍보팀 "이 회장의 '휠체어 부상투혼'에 세계가 놀랐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 50여 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었다. 삼성 홍보팀은 '이건희 회장,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진력'이라는 보도자료를 별도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며 이 회장의 '관심과 노력'을 홍보했다.
  
  삼성 홍보팀은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 IOC 총회에서 열린 '2010년 동계 올림픽' 후보지 최종 결선 투표에서 아쉬움을 맛본 평창은 막판 유치활동에서 '이 회장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특히 이 회장은 지난 2005년 싱가포르 IOC총회 때에는 운동을 하다 다리를 다쳐 걷기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휠체어를 타고서까지 IOC 총회장에 나타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에 나서는 '휠체어 부상투혼'을 발휘했다"며 "외신들과 세계 스포츠계는 이 회장의 이같은 열정과 IOC 내에서의 영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삼성 홍보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 2014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 유치할 경우 국민소득 3만 달러 선진국 진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 "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대사로서 국민 전체의 단합이 성공의 열쇠"라는 '이건희 어록'을 소개하기도 했다.
  
  동계올림픽 개최하면 국민소득 오른다?
  
  삼성 홍보팀은 동계올림픽 유치 필요성을 역설한 나머지, 상당히 독특한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계 올림픽과 하계 올림픽을 구분해 보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의 국민소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우리 나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동계 올림픽은 주로 북미, 유럽 선진국에서 열렸기 때문에 개최국의 국민소득이 높은 것이 당연한데 삼성은 '동계올림픽이 열려서 국민소득이 높아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
  
  또한 삼성홍보팀은 "예를 들어 노르웨이의 경우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개최 이후 2005년까지 11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126%나 증가했으며, 일본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2005년까지 7년 동안 18%, 미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이후 2005년까지 3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15% 증가하기도 했다"는 통계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에버랜드와 동계올림픽
  
  이같은 삼성의 '동계올림픽 유치 올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매각 재판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것. 사건 발생 이후 주임검사 11번 교체, 부장검사 9번 교체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지연을 거듭해 온 이 사건은 오는 29일 항소심 선고공판을 남겨놓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허태학, 박노빈 등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한 유죄가 선고되면 이들과 함께 고발된 이건희 회장도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각각 5년과 3년의 실형을 구형받은 허태학, 박노빈 두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결국 "이건희 회장이 없으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도 힘들다"는 삼성의 주장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
  
  정몽구, 박용성 회장의 케이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회장 역시 형제 간의 이전투구로 비자금 조성, 횡령 사건이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IOC 위원으로 올림픽 유치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비리가 드러나며 두산그룹 회장 자리를 내놓았던 박 회장은 사면 이후 슬그머니 두산중공업 회장 자리에 복귀했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도 마찬가지. 정 회장은 얼마 전 유럽을 방문했을 때 오히려 회사 일보다 여수 엑스포 유치에 힘을 기울여 관심을 모았다. 동행했던 정부 측 인사들이 놀랐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
  
  그런데 지난 해 4월 구속된 후 두 달간 구치소 생활을 하다 보석으로 출감한 정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 회장 측은 곧 열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기대하고 있지만 1심 판결이 유지된다면 다시 수감을 피할 길이 없다.
  
  '그룹 경영과 국가 경제에 심각한 어려움'이라는 논리 말고도 '국제회의 유치에 타격'이라는 새로운 이론이 재벌 총수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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