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동안 세계시장을 향한 중국발 디지털 공습경보가 연속해서 발령되고 있다. 이러한 공습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발 빠른 기업의 대응이 결합한 것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급변하는 중국의 오늘에 내로라하는 명품브랜드도 도전과 실패의 길을 달리고 있다. 우리는 지속되는 불안 속에 갈피를 못 잡고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면서 슬기롭게 대안을 마련하여 대처하여야 한다.
제1차 공습경보는 지난 3월 26일 샤오미(小米)가 출시한 홍미노트의 폭발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판매를 시작한 지 34분 만에 10만대 가량의 판매량을 올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샤오미는 2010년 4월 벤처기업으로 창업한지 3년 만에 기업가치 10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는데, 가격경쟁력과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한 직판을 무기로 숨가쁘게 시장을 잠식해가며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대표이사 레이쥔(雷军)은 구글 안드로이드의 부사장 휴고 바라를 영입하여 엄청난 속도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셋톱박스, TV 등으로 제품영역을 다변화하고 있어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젊고 감각적이지만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대졸 20~30대를 표적시장으로 하는 초기전략이 적중했다. 중국엔 샤오미를 닮은 원플러스(OnePlus)가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향한 다음 공습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2차 공습은 4월 25일 시나닷컴(sina.com : 新浪)의 온라인 발행 라이센스를 박탈한 사건이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시나닷컴을 검색하여 20건의 글과 4편의 음란 비디오를 단속하였으며, 이 때문에 시나닷컴의 동영상 및 독서 채널의 업로드 및 시청 기능이 잠정적으로 폐쇄된 상태다. (시나닷컴은 중국의 포털 사이트 가운데 하나로 1998년 11월 30일 설립되었으며, 2009년 8월부터는 중국 최대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인 시나 웨이보(新浪微博)를 서비스한다.)
또한 중국의 카카오톡이라 할 수 있는 인스턴트메신저 웨이신(微信)도 최근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인터넷신식판공실과 공안부가 6억 명이 넘는 가입자들 가운데 일부 불법적인 내용이나 공익을 해치는 내용을 유포시키는 수단으로 이러한 매체를 활용하는 것에 우려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IT 산업 급성장의 그림자를 우려하는 중국의 조치는 현지에서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위의 프로그램들이 스마트폰에 의해 신속히 확산되면서 향후 중국의 소셜네트워크 시장에 긴장을 조성하여 한편으로는 자제를 촉진하는 노력과 철저한 모니터링이 확대될 것으로 사료된다.
3차 공습경보의 주인공은 지난 5월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공개(IPO)를 신청한 알리바바(阿里巴巴集团)다. 알리바바는 기업 공개를 통해 2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자카드가 190억 달러, 페이스북이 170억 달러의 자금을 모은 것과 비교해보면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셈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조 위안의 매출을 달성한 세계 1위의 B2B 온라인거래 서비스업체로서 마윈(馬雲)이 1999년에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에서 창업하였다. 일본 손정희 씨가 운영하는 소프트뱅크에서 2천만 달러 투자를 받아 성장을 구가하였으며, 2003년엔 C2C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宝; Taobao)와 B2C 사이트인 티엔마오(天猫; Tmall)라는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해 중국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중국사람들의 거래 관행을 바탕으로 한 알리페이(支付宝)가 크게 이바지하였는데, 이는 에스크로서비스로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 값을 결제하는 방식이며 주로 중국 내 은행 계좌 및 해외 발행 신용카드(비자카드, 마스터카드, JCB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엔마오는 자신의 글로벌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하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직구를 대비하고 있으며, 또한 국내로 중국인의 여행이 급증하면서 알리페이의 사용 필요성이 대두하여 롯데닷컴과 제휴를 한 바 있다. 더욱이 이러한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오는 것은 거의 광속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세계적인 화장품브랜드인 에스티로더(Estee Lauder)는 5월 21일 티엔마오에 공식적으로 온라인매장을 열었는데, 첫날 3백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그동안 중국에 170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연간 30억 위안의 매출액을 달성하였는데, 이날 티엔마오에서의 매출은 오프라인 매장 한 달 수입보다 많은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품으로서 널리 선호되는 버버리(Burberry)는 4월 23일에 티엔마오에 매장을 개설하였는데 18일 동안 132개 제품만을 팔아 대조를 보였다. 특히 반품 비율이 26.4%에 달해, 유사 업체의 7.2%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은 기대속도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세계소비시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주요한 정보와 실용적 대안 모색이 절실한 실정이다. 은행이나 국내 쇼핑몰은 액티브엑스나 공인인증서에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으며, 값싸고 편리하며 신속하게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젊은 벤처기업이 대한민국을 공습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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