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파와 '탈당 예비군'들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파상 공세, '범 여권'에 대한 청와대 정무팀의 개념규정과 더불어 '친노(親盧) 세력의 5월 대반격'이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2일 공개된 '정치, 이렇게 가선 안됩니다'라는 노 대통령의 글이 4월 한 달 동안 한미FTA 타결로 인한 대통령 지지율 반등, '참여정부평가포럼'이라는 외곽 조직 결성 등으로 기반을 다진 친노 진영에 신호탄이 된 모양새다.
북으로, 중국으로, 러시아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정운찬 전 총장의 탈락, 좀처럼 치고 나갈 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근태·정동영·손학규 등 범 여권 내의 비노 내지 반노 인사들과 달리 친노 주자들은 대북 문제를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거침없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 4일 언론을 통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한 한명숙 전 총리가 눈에 띈다.
지난 달 말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장례식 조문사절로 러시아를 방문해 노 대통려의 친서를 전달한 후 러시아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을 만나고 돌아온 한 전 총리는 오는 23일에는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닛케이 포럼 주최의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한 전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지난 달부터 이명박 전 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을 연일 공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5.18을 하루 앞둔 17일 전남대 특강을 시작으로 강연정치도 본격화한다.
노 대통령의 신임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이해찬 전 총리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3월초 북한. 중국을 방문하고 그 결과를 청와대에 들어와 보고했던 이 전 총리는 지난 달 일본 방문, 이달 중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면담, 다음 달께 러시아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DJ의 남북관계 우선론과 청와대 측의 '6자 회담국 공조론'의 갈등이 점점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 전 총리의 6개국 순방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그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이 현실화 될 경우 최대 수혜자는 이 전 총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김혁규 의원도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이라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복안이다.
이들 3인방은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등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보다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차이라 해봤자 작게는 1%P 크게는 3~4%P에 불과하다.
'실적'과 '구도'가 뒷받침되면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는 격차란 말이다.
유시민 여의도 복귀도 초읽기
국민연금법을 둘러싼 '헛발질'로 숨을 죽이고 있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유 장관의 움직임은 앞선 세 사람과는 다소 궤를 달리하고 있다. 노 대통령 글 공개 이후 유 장관은 우리당 의원들을 만나 "우리는 (친노) 당을 지킬 테니 떠날 분들은 떠나라"며 "비례대표 의원들도 편안하게 해 드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노 비례대표 의원들도 출당 절차를 밟아 의원직을 유지시켜 주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인 것.
현재 여권 안팎에서는 '유 장관이 5월 안에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정치적 전투력'이야 익히 검증된 유 장관이 여의도로 돌아가면 친노진영의 논리개발을 책임지는 '입'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편지로 뒷받침
지난 2일 공개된 글을 통해 사실상 '열린우리당 사수령'을 내놓은 노 대통령은 다시 공개서신 형태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6일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 서신이 준비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복당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야말로 '총반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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