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누리당이 막판 색깔 공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른바 '이념 보수 결집'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위험한 국가관은 도처에서 볼 수 있다"라며 "박 후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실패와 좌절의 연속'으로, '원한의 박물관', '원죄의 창고'로 규정하고 있다. 박 후보가 왜 좌편향 교과서의 산실인 역사문제연구소를 박헌영의 아들을 비롯한 수많은 좌파 학자들과 함께 설립하여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하는 교과서들을 양산해 왔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어 "(박 후보의) 이러한 행태는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 평택 기지와 제주 해군 기지 반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며 "박 후보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국가보안법은 사문화가 되었기 때문에 폐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사문화된 법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따라서 무죄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 측은 '뉴라이트' 논란이 일었던 교학사 교과서 관련 세미나를 연 적이 있다. 정 후보의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초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논란을 촉발한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학술대회를 <조선일보>와 함께 개최했었다.
정 후보는 또 "박 후보가 북한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을 못 들어봤다. 대한민국이 경제는 북한보다 강할지 몰라도 정치나 이념에 있어서는 북한이 더 정통성을 갖고 있다는 북한식 궤변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공세를 폈다. 북한을 비판하지 않으면 '종북'이라는 논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선거를 시작하면서 '네거티브 없는 새로운 선거 문화를 만들자'고 저 스스로 약속하고 요청을 드렸다. 네거티브에 대한 답은 네거티브가 아니다"라며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일관된 포지티브와 희망의 메시지로 답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정 후보를 비판했다.
부산, 수원, 성남 등 전국에서 색깔론 기승
부산에서도 '색깔론'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는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사퇴한 것을 두고 지난달 30일 "애국 시민께 호소한다"는 제목의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뿌렸다.
이 문자 메시지는 "가짜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마침내 북한 추종 세력과도 손을 잡는 모양"이라며 "(고 후보 사퇴는) 누구를 돕기 위한 것이겠느냐. 자신에게 큰 도움을 준 노무현·안철수도 불리할 땐 외면해버리고 마침내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과 나란히 선거판을 뒤엎으려는 후보에게 부산의 미래를 맡기겠느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문자 메시지는 "북한 추종 세력과 부산시 공동 정부를 구성하면 부산 시정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부산의 미래를 굳건히 책임질 서병수와 북한 추종 세력의 지원을 받을 가짜 무소속 후보의 대결이 됐다"고 끝을 맺었다.
오 후보 시민캠프 측은 이에 대해 "패배를 직감한 서병수 후보는 기득권 세력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욕심에 이성을 잃었다"라며 "오거돈 후보를 북한 추종 세력과 손을 잡은 사람이라고 매도하는 죄악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정말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수원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김용서 후보는 현 시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염태영 후보에 대해 "종북 세력인 이석기의 RO 조직에 (수원시가) 68억 원을 지원했다"고 색깔론에 불을 지폈다. 현재 이 같은 주장은 SNS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염 후보 측은 "수원시는 RO를 지원한 게 아니라 사회경제센터를 지원했다. 침소봉대하고자 한다면 사회경제센터 직원 모두 RO조직원일 텐데, 모두 처벌받아야 하는 것인가"라며 "비방성 네거티브 공세는 김 후보 측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도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가 "종북 세력이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색깔론을 폈다가 이재명 후보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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