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000조 원을 넘어선 가계 빚의 증가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1024조8000억 원으로 3개월 전보다 3조4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 가장 대표적인 통계로, 예금취급기관은 물론 보험사, 연기금, 대부사업자, 공적금융기관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과 카드사의 판매신용까지 반영한다.
가계신용은 작년 1분기 중 9000억 원 가량 줄었으나 2분기 16조7000억 원 증가한 데 이어 3분기 14조 원, 4분기 27조7000억 원 각각 늘면서 현재까지 1년간 사상 최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가폭이 3조4000억 원으로 둔화한 데에는 연말 보너스, 이사 감소 등 계절적인 영향이 컸다.
실제로 작년 1분기에는 가계신용이 감소했고 2012년 1분기 증가폭도 3000억 원대에 그쳤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1분기는 원래 계절적인 비수기"라면서 "여기에 작년 말로 주택관련 세제혜택이 종료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고 상여금 지급으로 기타 대출도 줄어 올해 1분기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의 부문별 추이를 보면 3월말 현재 가계대출(967조6000억 원)은 3개월 전보다 4조7000억 원 늘고 판매신용(57조2000억 원)은 1조2000억 원 감소했다.
대출 기관별로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작년 4분기 8조4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000억 원으로 축소된 것을 비롯해 비은행예금취급기관(6조7000억 원→3조2000억 원), 기타금융기관 등(8조8000억 원→1조3000억 원)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계 빚의 증가세가 아예 꺾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가세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소득 상승이 제한적인데다 전세대출, 자영업자 대출 등 대출 수요가 꾸준해 가계부채가 줄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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