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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들 "MBC,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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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들 "MBC,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고개 숙인 기자들 "잠수부 사망이 유족 탓? '보도 참사'"

세월호 사고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키는 가운데, 문화방송(MBC) 기자들이 12일 자사 보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가 사망한 원인을 '일부 유가족들의 조급증과 압박'으로 보도한 '보도 참사'였음을 인정한 것이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급부터 차장급 기수까지 121명의 기자들이 이날 성명서를 내고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라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 7일자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방송에서 리포트 '분노와 슬픔을 넘어'를 통해 민간 잠수사 이광욱 씨의 죽음을 보도하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리포트를 직접 맡은 박상후 전국부장은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결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 "사고 초기 일부 실종자가족들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구조작업이 느리다며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다"며 일부 가족들의 조급증을 거듭 탓했다.

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기자들은 이들은 "비이성적, 비상식적이고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보도였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충실하게 보도됐고,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됐다"며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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