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다시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분리키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분리해왔던 청와대는 지난 1월 2일 당시 윤태영 대변인이 연설기획비서관으로 돌아가면서 윤승용 홍보수석에게 대변인을 겸직시켰지만 다시 분리시킨 것.
노 대통령은 20일 중으로 천호선 전 의전비서관을 청와대 대변인에 기용하는 등 일부 비서관 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대변인을 맡아 왔던 윤승용 수석은 홍보수석 임무에만 전념하게 됐다.
"대변인 브리핑 비중이 너무 커 부담"
윤 수석은 20일 오전 기자실을 찾아 "오늘 오후 2시에 내부 인사위원회를 열어 저의 대변인 겸직을 해제하고 천호선 전 의전비서관이 대변인으로 발령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다시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분리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참여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 성과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담당해야 하는데 대변인을 겸하다 보니 진도가 더디 나가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 수석은 최근 문재인 비서실장이 몇 차례 직접 브리핑에 나섰던 사실을 의식한 탓인지 "홍보수석이 대변인을 겸하다 보니 노 대통령의 의미 있는 메지시를 전할 때마다 비서실장이 직접 브리핑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앞으로는 일상적인 브리핑은 대변인이 하되 비서실장이 직접 나와야 할 만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홍보수석인 제가 브리핑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 일간의 대변인 생활을 마친 윤 수석은 "홍보수석과 대변인 겸임이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는데 청와대 내부 취재가 금지된 (참여정부의 취재) 상황에서는 대변인의 브리핑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이런 사정 때문에 물리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홍보수석이 대변인을 겸하기가 어렵다고 밝혔고 그 부분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분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측근 인사 전진배치의 의미는?
노 대통령 취임 이후 8번째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될 천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대표적 측근 인사다. 노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일 때 보좌관 생활을 시작한 천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인터넷기획실 실장을 맡아 사이버 상의 '노무현 돌풍'을 진두지휘 했다.
그 이후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참여기획비서관, 청와대 정무팀장, 의전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을 맡으며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 해 7월 두 번째 의전비서관 직을 사임한 이후에도 외곽에서 노 대통령을 보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비서관은 최근까지도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 이병완 전 비서실장,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등과 함께 '참여정부 평가포럼(평가포럼)'이라는 단체를 준비해 왔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1987년에 졸업한 천 전 비서관은 청와대 내 '386-연대 인맥'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윤태영 전 대변인 만큼이나 신임이 두터운 천 전 비서관의 전진 배치가 임기 말 어떤 효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중으로 법무비서관 등 수 명의 비서관급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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