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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기소한 '공안검사' 김수민 국정원 간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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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기소한 '공안검사' 김수민 국정원 간부됐다

'법무장관 선배' 국정원 2차장…박근혜식 국정원 개혁, 물건너 갔다

국가정보원 개혁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7일 공안 검사 출신 김수민 변호사를 국정원 2차장에 임명했다.

국정원 2차장은 대공수사와 대테러, 방첩 등 공안 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자리다. 간첩 증거 조작 파문으로 공석이 된 2차장 자리에 간첩 수사 전문가를 앉힌 모양새다. 야권과 시민단체가 국정원장 해임과 특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춰보면 '역행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 변호사 임명은 박 대통령이 천명한 '국정원 개혁'의 방향을 짐작케 한다. 국정원 개혁이 '간첩 수사 강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심지어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2기 출신으로 황교안 법무부장관(13기)보다 한 기수 높다. 황 장관의 경기고, 성균관대 법대 4년 선배다. 김진태 검찰총장보다는 연수원 기수로 두 기수나 높다. 공안 사건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려왔던 무소불위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통제가 가능할지조차 의심스럽다.

▲김수민 변호사 ⓒ연합뉴스
김 변호사의 수사 이력은 화려하다. 1990년대 초반 숱한 간첩 사건, 공안 사건에서 그의 이름은 자주 나온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을 수사하며 박노해 씨 부인 김진주 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고(故) 리영희 선생 국가보안법 사건을 수사, 리 선생을 기소했다. 서울사회과학연구소(서사연) 사건으로 음악평론가 신현준 씨를 기소한 이력도 눈에 띈다. 그 외에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등을 수사했으며, 이 사건 피의자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등 공안통 중에서도 '강성'으로 통했다.

공안부는 선거 사범 수사도 함께 담당한다. 특히 1992년 김 변호사가 담당했던 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직원 선거 개입 사건이 눈에 띈다. 당시 수사 실무 검사였던 김 변호사는 단 한 차례의 공판을 끝으로 안기부 직원들에 대해 구형을 내려, 사실상 '윗선 규명'을 포기해 버렸다. 당시에도 '안기부 봐주기 수사', '짜맞추기 공판'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이는 공안 검사와 국정원의 유착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잘 나가던 김 변호사의 간첩 수사에도 제동이 걸린 때가 있었다. '송두율 사건' 때 김 변호사는 박만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공소 사실 중 송두율 교수의 방북 사실을 제외한 간첩 혐의 대부분은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명났다.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강행했다는 것이 법원 판결로 드러난 셈이다.

김 변호사는 박만 위원장 추천으로 지난 2월 선거방송심의위원장을 맡았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한 선거관리에 매진하던 김 변호사가 정부 핵심 요직으로 발탁된 것도 논란거리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양승봉 변호사는 "국정원 개혁 여론에 역행하는 인사로 심히 우려스럽다"며 "검찰이 국정원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국정원과 검찰 간의 유착 관계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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