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무현 스쿨(가칭)', '노무현 기념관'이 설립이 추진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은 16일 "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남 김해에 본교를 둔 인제대는 최근 청와대의 제안을 받고 서울 중구 저동 백병원 옆 인제대 서울캠퍼스 등에 미국 하버드대학의 '케네디 스쿨' 같은 공공정책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를 위해 인제대 백낙환 이사장과 이경호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청와대를 방문,노 대통령과 만나 대학원과 기념관 설립에 관한 의견을 나눴고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훌륭한 자질을 갖춘 정치인을 배출하기 위한 대학원 설립과 기념관 건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기념관 설립에 합의한 것은 맞지만 대학원 설립은 너무 앞서 간 이야기"라며 "기념관 설립도 인제대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수석은 대학원 설립 추진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여담 삼아 '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를 겸하고 있는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가 먼저 아이디어를 냈고 노 대통령이 인제대 측에 대학원 설립과 기념관 건립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구체적 협의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며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 있는 유일한 대학인 인제대가 대통령 기념관을 그 쪽으로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서 대통령께서 '참 좋은 생각이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지난 13일 인제대 관계자들과 만찬 자리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른바 '노무현 스쿨'은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수석은 "대통령께서 만찬자리에서 여담으로 '고향 내려가면 뭐하고 지낼까,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생생한 경험을 강의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나' 이렇게 말씀 하시니까 인제대에서 그 말을 듣고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경제신문>은 "노 대통령은 '우수한 자질을 갖춘 정치 후배를 양성하고 싶다. 이 곳에서 국회의원도 여럿 배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해서 '노무현 스쿨' 설립 논의가 진행중이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 인제대 관계자도 "13일에 학교 고위관계자들이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맞다"며 "우리가 먼저 (노무현 스쿨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쪽이 기념관 예산으로 국고 2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는 인제대 측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윤 수석은 "관련 법안이 통과됐는가 계류중인가 그럴 것"이라고만 말했다.
결국 13일 만찬에서 대통령과 인제대 이사장 사이에 이같은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면 이미 상당한 실무적 합의가 진척된 것으로 관측된다.
퇴임 후 만만찮은 활동 예고한 노 대통령
경남 김해에 사저를 신축중인 노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걸쳐 "퇴임 후에는 고향으로 귀향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노 대통령은 "지역 차원의 환경운동이나 읍, 면 단위의 지방자치 교육을 하고 싶다"며 낮은 수준의 '퇴임 후 활동'계획을 밝혔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높은 수위의 활동'에 대해서도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20년, 30년을 내다보고 있다'며 "퇴임 후에도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지금 언론보도와 국정브리핑의 보도 중에 결국 무엇이 맞는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난 1월, 6월항쟁 관계자들과 오찬 자리에서도 "대통령 한번 했다고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며 "아직도 역사를 이렇게 가로막고 되돌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향후) 20년의 승부를 경쟁자로 걸어보자는 자세로 걸어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곁을 지킬 것으로 알려진 최측근 인사는 "대통령께서 퇴임 후에 김해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김해를 왔다갔다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아마도 가장 '정치적인 전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 문화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에도 퇴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은 흔하지만 대학원 설립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버드 대학 내에 공공정책대학원 케네디 스쿨의 경우에도 이름을 땄다 뿐이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는 없다.
경남 김해에 소재한 인제대를 중심으로 '노무현 스쿨'이 설립될 경우 현실 정치에도 만만찮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46년 생인 노 대통령은 퇴임하는 내년에도 우리 나이로 63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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