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철회에 대해 원내 각 정당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은 노 대통령에게 '한미FTA 문제에 올인 해달라'고 당부해, '결국 한미FTA와 개헌이 교환된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구동성으로 "환영한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14일 개헌발의 철회 소식을 듣고 "환영하고, 늦었지만 당연한 귀결"이라며 "국민여론을 존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그동안 개혁으로 초래된 국정혼란에 대해서 대통령은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노 대통령은 정치적 문제에서는 손을 떼고 오로지 FTA후속대책, 북핵폐기 이행 등 산적한 현안 해결과 민생경제 회복 및 공정한 대선관리에만 올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정치권이 대통령께 연내개헌 발의 유보를 합의해 요청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며 "개헌에 대해 정권과 대통령이 합의를 이룬 것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한미 FTA, 남북문제 같은 중요한 국가현안에 총력을 다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6개 교섭단체가 건의한 것처럼 한미 FTA 체결이란 국가적 과제를 앞두고 국론분열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잘한 결정으로 본다"고 대동소이한 입장을 내놓았다.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대변인도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유보 결정을 환영한다.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6개 정파는 약속한대로 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발의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대선주자들도 선거과정에 개헌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고 말했다.
민노당 "FTA 비준이 중간고리 된 것"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다소 달랐다. 민노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개헌발의 의사를 접은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개헌철회 과정에 한미FTA 국회비준이 중요한 고리로 등장하면서 청와대-한나라당-보수언론을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 대연정이 더 강고해졌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여러 정파들이 4년연임제 쪽으로 뜻을 모은 것은 이런 신자유주의, 보수대연정의 틀거리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4년 연임제야 말로 보수 진영끼리 정권을 주고 받으면서 영속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민노당은 '4년연임제-대선총선시기 일치' 방안은 양당제를 강화해 군소정당의 입지를 줄일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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