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어딨어! 시신이라도 돌려주고 얘길 하던가."
하루 동안 2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는 소식에 아빠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키 158센티미터, 가름한 얼굴에 긴 머리. 여든 일곱 번째로 인양된 시신이 딸 아이와 비슷했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세월호 침몰' 엿새째, 딸 아이 소식은 아직이다. 기대는 이렇게 매 시간, 매 순간 무너진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1일 세월호 3층과 4층에서 한꺼번에 다수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조팀은 전날부터 수중 투입 인원을 늘리고 바지선을 동원하는 등 생존자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지금까지 생사가 확인 안된 사람은 261명으로, 174명이 구조되고 87명이 사망했다. 215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22일 새벽 2시 현재 진도 실내체육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은 반별로 모여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일을 기약했다.
"2학년 7반 우리 아이들, 3학년 7반으로 올려 보내야죠. 졸업장 받아야죠. 오늘 밤, 아이 꿈꾸면서 잠시라도 눈 좀 붙이세요. 내일은 '기적'이 꼭 일어날 겁니다."
엄마는 꿈에서라도 아이를 볼까. 눈을 감아 보지만, 가족지원상황실 전화벨 소리에 이내 눈을 뜬다. 시선은 다시 24시간 뉴스로, 맹골수도 구조 현장 실시간 화면으로 향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