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캠프 고문직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안정된 한나라당을 일구어 온 박 전 대표에게 당의 전임 대표였던 제가 빚을 갚아야겠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이제 나는 그를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모든 정성을 다해 빚을 갚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망설였지만…"
서 전 대표는 "나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큰 빚을 졌다. 이는 2002년 대선의 패장으로 한나라당을 기우뚱하게 만든 책임의 빚"이라며 "그 이후 한나라당은 '탄핵파동'까지 이어져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서 전 대표는 "당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7%대로 최악이었다"면서 "그러나 박근혜 의원이 대표가 되면서 달라졌다.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사죄하고 천막당사를 등에 지고 눈물겨운 호소로 127석의 제1야당을 만들어 냈다"고 박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서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참 어려웠다.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했고, 망설이기도 했다"면서도 "한나라당을 지켜 낸 박근혜 전 대표를 돕는 것이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고, 나라를 바로 잡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전 대표는 "선대본부장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치적으로 3년 동안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시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 노하우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느냐"면서 "나는 말 그대로 고문을 맡지, 캠프의 어떤 위원장이나 본부장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회창-최병렬도 같은 생각일 것"
또 서 전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나 최병렬 전 대표, 그리고 많은 국회의원, 지방자치 단체장, 시·도의원 등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도움을 받아 선거에 당선된 많은 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중진들 추가 영입의 가교 역할에 나설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전 총재, 최 전 대표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서 전 대표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그 양반들도 한나라당이 최악의 상태에 빠져 어려움을 겪은 부분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분들이니 그 분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는 탁월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면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했듯이 지금 나라 안팎으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도 분명히 구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표는 '하나도 경제, 둘도 경제, 셋도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부친의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국가경영 수업을 받은 분"이라며 "다른 그 누구보다도 확고하게 경제발전의 철학이 몸에 밴 분이기 때문에 나는 박 전 대표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