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로마저 줄서기…조폭정치의 부활"

"줄서기 하는 원로라면 원로 자격 없다"

한나라당 권영세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원로, 중신들마저 줄서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조폭정치, '오야봉-꼬봉'처럼 하는 계파정치가 부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고문 직을 수락한 서청원 전 대표 등 '올드보이'들의 특정 주자의 캠프행(行)을 겨냥한 것.
  
  권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아도 후보를 향한 원심력이 당을 향한 구심력을 압도할 수밖에 없는 대선에서 '나 몰라라' 하고 줄 서기하는 원로라면 원로의 자격이 없다"면사 "나 같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귀감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당의 개혁을 이야기하다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처럼 당을 뛰쳐나가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도 무책임하다"면서 "현 지지율은 착시일 수 있다. 아무런 반성 없이 집권만을 바란다면 이기적 욕심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감해진 중진들
  
  이 같은 당 내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진들의 캠프행은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서청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충청권(천안) 출신의 서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만 5선을 지낸 인물. 서 전 대표가 갖고 있는 당 내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 전 시장 측에 뒤진 수도권 민심을 다잡기 위한 박 전 대표의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이명박 캠프에는 박희태 의원이 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민주계 출신인 김덕룡 의원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 측은 "경선이 끝날 때까지 어느 쪽 캠프에도 가담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중진들이 당의 중심을 잡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 의원과 함께 최병렬, 홍사덕 전 의원 등 대표급 중진들도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