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선박 침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는 가운데, 언론은 이 사건을 두고 광고성 기사, 검색어 기사 등을 쏟아내고 있다. 타인의 비극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초상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날 <조선일보>는 온라인판에 "세월호 보험, 학생들은 동부화재 보험, 여객선은 메리츠 선박보험 가입" 기사를 올렸다. <조선>은 기사에서 "안산 단원고의 학생 및 관계자 330명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는 동부화재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가 하면, 보상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기사 말미에는 "세월호 보험 그래도 다행이다", "세월호 보험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을 느꼈다"는 등 네티즌 반응을 소개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온라인판에 "세월호 보험, 학생들은 동부화재 보험, 여객선은 메리츠 선박보험 가입" 기사를 올렸다. <조선>은 기사에서 "안산 단원고의 학생 및 관계자 330명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는 동부화재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가 하면, 보상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기사 말미에는 "세월호 보험 그래도 다행이다", "세월호 보험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을 느꼈다"는 등 네티즌 반응을 소개했다.
<조선>뿐 아니라 수십 여 언론사가 "단원고 학생들 여행자 보험 가입…세월호, 메리선박보험 가입 침몰" 등 제목을 달아 광고형 기사를 내보냈다. 보험 수혜 여부는 피해자에게 중요한 문제일 수 있으므로 기사 가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상품명을 거론한 점은 이같은 기사가 다분히 광고 성격을 띠고 있음을 드러낸다. 한 마디로 언론사가 기사를 통해 '보험 장사'를 한 셈이다.
언론은 '검색어 기사' 쓰기에도 열을 올렸다. 검색어 기사란 포털사이트에 오르는 실시간 검색어를 이용한 '클릭 유도용' 기사다. 이날 선박 사고와 함께 화제에 오른 검색어는 전날 102주년을 맞은 '타이타닉' 사건이다.
'타이타닉' 검색어를 이용해 생산된 대표적인 기사는 <이투데이>의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다. <이투데이>는 "유족과 관계자들의 비통함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선박 사고로 화제를 모은 영화들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며 타이타닉, 포세이돈 등 영화를 소개했다. <조선> 등 또한 "세월호, 타이타닉 호 침몰 연상케 해…네티즌들 '충격'" 등 기사를 내보냈다.
속보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오전 언론사들은 단체로 오보를 냈다. 경기도교육청이 오전 11시 9분께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고 통보했고, 각 언론사는 이를 그대로 받아 속보를 내보낸 것이다.
결국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로 판명 나자,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론에 전한 경기도교육청에 1차 책임이 있다. 그러나 속보를 올리기 위해 사고 대책 관계자 취재를 거치지 않은 언론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방송사 앵커의 부적절한 진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JTBC는 이날 오후 뉴스특보로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전하면서, 생존자인 안산 단원고 여학생을 인터뷰했다. 뉴스 앵커는 "혹시 알고 있습니까? 한 명이…"라며 같은 학교 정차웅 군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인터뷰 중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안 여학생은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방송 직후 비난 여론이 들끓자, JTBC는 사회적관계망서비스에 "여객선 침몰사고 속보 중 구조된 학생과의 인터뷰에서 적절치 못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인명사고 보도에서 더욱 신중해야함에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한 학생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언론이 포털 검색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사건이든 가리지 않고 낚시를 유도하는 자극적인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언론이 '미쳤다'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피해자들과 가족에 대한 상처"라며 "언론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의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보도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사 간 선정 보도 경쟁이 심화되자, 포털 사이트가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네이버(NAVER)는 이날 오후 제휴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오늘 오전 진도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심각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용자 항의도 다수 인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적 재난사고에 대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편집에 대한 항의 및 피해 학생들과 가족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자극적인 편집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 다수이니, 운영에 참고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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