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타결 이후 보수 언론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극찬하고 나온 데 대해 청와대조차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분위기다.
<중앙> "우리는 이런 사람을 국가적 지도자라 부른다"
청와대 홍보수석 윤승용 대변인은 3일 "어리둥절하다"며 "참여정부에 대해 한 번도 긍정적이지 않던 모 신문의 칼럼은 '대한민국은 복 받은 나라'라고까지 하더라. 어쨌든 고맙다"고 말했다.
이는 <중앙일보>의 이날자 칼럼 '복 있는 나라'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내에서도 현 정부와 강한 대립각을 세워 온 문창극 주필은 이 칼럼에서 "정파를 벗어나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사람을 우리는 국가적 지도자(Statesman)라고 부른다"며 "결정적인 시기에 대통령이 이런 결심(한미FTA 협상 타결)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가 복 있는 나라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경제지와 보수언론들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평등조약' '제2의 개국' '국운 융성' 등의 레토릭을 이용해 협상타결을 극찬했다.
한미FTA에 한해선 최대의 지원군이었던 이들은 노 대통령이 지난 달 말 중동순방 중에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해 협상단에 "유연성을 가지라"고 지시했을 때부터 노 대통령을 극찬하기 시작했다.
윤 수석은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각종 티비 토론에 참석한 공무원들이 말을 잘 하더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밀월관계' 얼마나 갈까?
하지만 윤 수석은 일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등이 'FTA 비준을 적극 지원할 테니 개헌 발의를 철회하라'며 이른바 '빅딜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선 "꿈에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발의는 예정대로 10일께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금 같은 '밀월관계'가 길지 않을 것임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윤 수석은 노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타결 이후에는 반대 진영과 직접 토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 원칙 하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국회 비준을 낙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낙관이라기보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서 처리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윤 수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 말미에 "FTA 보완대책을 신속하고 완벽하게 짜달라"며 "분야별 피해가 각각 얼마나 되는지, 거기에 종사하는 기업과 사람의 숫자와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범위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판단해서 구체적 수치를 가지고 보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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