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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동맹, 한국경제에도 위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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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동맹, 한국경제에도 위기 불러

[기고] 박근혜-오바마 4월 정상회담 한반도 운명을 가른다 (중)

현재 한국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다.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을 천명하고 대중국 포위정책을 현실화하자 가장 곤혹스러워진 나라가 한국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군사력에 안보를 의존해온 한국은 1990년을 전후로 탈냉전 추세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과 교류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지난 4반세기 동안 꾸준히 증가한 한-중 교역량은 2013년 말 미국과 일본의 교역량을 합한 것의 1.5배를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 그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 예상된다. 중국과의 무역흑자로 만성적인 대일무역 적자를 메우고 나머지로는 중동으로부터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충당하고 있다.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의 발걸음이 빨라지자 한국의 대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 현대차 LG 두산 SK 등 대기업들은 중국에 수십억 달러씩 투자한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3국 안보동맹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한국 대기업의 생산시설 뿐 아니라 관광 문화교류 등 다른 분야의 중국관련 기업들의 처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상하다. 한국의 신문 방송 어느 한 곳에서도 한국 대기업이나 관광업 종사자들의 불안해 하는 소리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고 있다. 누가 보도통제를 해서도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사실에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미국도 두렵고 중국도 두려울 따름이다. 이 ‘약자의 침묵의 카르텔’이 얼마나 지속될는지 모르겠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8년에 중부 시베리아의 코빅타와 북부 시베리아의 차얀다 가스전으로부터 중국의 동북3성과 베이징을 거쳐 산둥반도에 이르는 4000km의 파이프라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오는 5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이 계획이 최종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서해 넘어 315km 전방까지 러시아 천연가스가 배달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에게 중-러 파이프라인 협상에 참여하도록 제의했으나 한국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으로 운반되는 가스의 가격은 가스운반선 가격보다 30~40% 싸다. 만약 한국이 산둥 라인에 참여할 경우 산둥-인천-평양 라인을 구축, 북한에 에너지 공급의 지렛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일본도 규슈지방 가스 공급에 한국을 경유한 가스관을 활용하게 되리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아직 북한의 벽에 막혀 실현가능성이 멀어 보이지만 블라디보스토크-원산-속초 라인도 한국에게는 살아있는 카드다. 

그런데 한국은 오랫동안 한국에 원유와 가스를 공급해오던 영미계 국제에너지 대기업들과의 독점적 거래를 도외시하기 어렵다.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일이라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철도와 가스 파이프라인의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통과, 그리고 산둥-인천 라인의 서해 해역 통과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 이른바 안보와도 관련되는 일이다. 긴장 완화와 에너지 문제는 상호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세계적 정치-외교안보의 문제다. 

북한은 체제보전을 위해 핵보유와 미사일 개발에 열중하고 있고, 이에 대해 미-일-한은 유엔 안보리를 동원, 북한 제재에 골몰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일본의 재무장과 미-일-한 안보동맹을 추진하면서 6자회담 개최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가 진행되는데도 그렇다.

1990년 이후 탈냉전시대가 오면서 동북아의 신흥 교역국 한국은 가장 비약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비단 무역에서 뿐만 아니라 한류와 스포츠, 국제평화 기여도에서도 그동안 한반도를 옥죄었던 사슬을 풀어놓기라도 하듯 놀라운 역량을 발휘했다. 한반도가 강대국의 사슬에서 부분적으로라도 풀려났을 때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다시 미국-중국의 신냉전 시대가 오려고 한다.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은 한반도 분단을 다시 고정시키고 대결과 전쟁위협을 상시적인 것으로 만들어갈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4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에서 제기한 국익 지키기에 혼신을 다해 노력해주어야 한다. 군사적 대결은 완화하고 경제-사회-문화적 교류는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와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번영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에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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