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일단 유감을 표명했으나 사태가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책임자 문책과 관련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전날 서천호 2차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윗선' 문책의 범위를 한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 "또 다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이라고 유보 조항을 달아 수용하지 않았다. 이는 남 원장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환골탈태' 주문 역시 대선개입 사건 등으로 홍역을 앓던 지난해 박 대통령이 내놓은 '셀프 개혁'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남재준 원장도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을 짤막하게 언급한 반면, 최근 벌어진 아동 학대 문제와 학교 폭력으로 인한 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선 긴 시간 발언해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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