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에게 "너나 잘해"라고 소리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명대사 "너나 잘하세요" 같은 섬뜩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일보>마저 "이게 집권당이 할 말인가"라고 힐난했다.
<조선>은 4일 자 사설 '野 대표에 '너' '하룻강아지', 이게 집권당이 할 말인가'에서 안 대표를 "너" "하룻강아지"라고 표현한 최 원내대표와 박대출 대변인을 동시에 비난했다.
"야당과 협상하면서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집권당 원내대표가 "야당 대표를 '너'라고 부르는 마음가짐이라면 어떻게 상생(相生)과 타협의 정치를 이끌 수 있겠는가"라는 것. <조선>은 특히 지난해 11월 "막말 정치가 우리 정치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한 최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조하며 "그래서 더욱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신문은 "최 원내대표 본인은 이날까지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집권당 원내대표의 막말에 국민이 왜 충격을 받고 실망했는지 "스스로 깨쳐야 한다"고 타박했다.
<조선>은 또 '범에게 덤벼드는 하룻강아지' '갓 태어난 아이가 어른을 혼내는 격'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를 "원색 비난"한 박 대변인의 말은 "정치인으로서 기본 양식까지 의심스럽게 들린다"고 비판했다. 집권여당 대변인으로 자격이 없다는 일침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2일 안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안 대표를 폄훼하는 논평과 브리핑을 잇달아 냈다. 박 대변인은 "갓 태어난 아이가 어른을 혼내는 무례를 저지른 것"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달려드는 무모함과 다를 바 없다"라며 최 원내대표는 '어른'과 '범'에, 안 대표는 '아이'와 '하룻강아지'에 비유했다.
다만 <조선>은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 발언을 거론하며 "그동안 정치인의 막말은 주로 야권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새누리당은 그때마다(야권의 막말이 나올 때마다) 상대방을 경쟁자가 아니라 악(惡)으로 보는 야권의 운동권 체질 때문이라고 했다"며 우회적인 충고를 했다. 상대 정치인을 '악'으로 보는 '야권의 운동권 체질'을 닮지 말라는 지적이다.
"너나 잘해" 파문 이후, 최 원내대표의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4일 오전 10시 현재 게시판에는 170여 개의 비난성 댓글이 올라왔으며, 야당 쪽 지지자뿐 아니라 여당 쪽 지지자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다 의심된다"고 남겼으며, 한 대구 시민은 "참 창피하다"며 "표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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