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성과 중심의 연봉제 도입 15년 만에 사무직 노동자들의 임금 체계를 연공급제로 전환한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내놓은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과 역방향이라 눈길을 끈다.
3일 한국GM과 금속노조 한국GM 사무지회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31일 연공급제(호봉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6월 노사 합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성과 중심의 연봉 제도에 대한 대다수 직원의 반발과 불신을 확인한 결과라고 지회는 밝혔다.
지회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합원 83.1%가 성과중심의 연봉 제도를 불신한다고 밝혔으며, 새로운 임금 체계로 연공급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는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임금 체계 개편을 위한 노사 교섭을 진행해 왔다.
이재수 교선실장은 "한국GM에서 시행된 설문조사는 성과를 명확히 계량화할 수 없는 직종에서까지도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를 강요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회에 따르면, 한국GM에선 1999년 성과 중심의 연봉제가 도입돼 2003년 전체 사무직종으로 확대됐다. 그 결과 "개인 간 임금 격차가 심화하고 동료들 간 지나친 경쟁이 조장돼 협력적인 조직 문화를 파괴하고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게 지회의 평가다.
지회는 연공급제로의 전환을 통해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조성함은 물론, "조합원들의 생활 안정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일 "기존의 연공급제에는 일의 가치와 생산성이 반영되지 않고 기업들에 인건비 부담을 키운다"며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개편할 것 등을 제시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발표해 노동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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