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통위에서..."
"외통위 얘기는 하지 마세요. 계속 (외통위 얘기) 하면 정회를 선포할 겁니다"
'외통위'라는 단어가 국회에서 '금칙어'가 됐다.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 회의 자리에서다. 18일 통일외교통상위(외통위)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한나라당이 일방 처리한 사건의 불똥이 엉뚱하게 국조특위에 튄 것.
결국 민주당 조배숙 의원과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의 '외통위' 발언을 문제삼은 한나라당 소속 송광호 위원장은 발언을 2~3회 제지하다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은 "어이가 없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국조특위 활동기간 연장의 건' 상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직불금 국조특위에서 민주당 조배숙 의원이 "어제 외통위에서 야당 간사가 (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강행처리 됐는데 국정조사에서는 이 같은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말을 꺼낸 게 발단이 됐다.
야당이 "한나라당이 김학용 의원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특위 활동 기간 연장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날도 불참하자 자연스럽게 '어제 외통위' 이야기가 나온 것.
한나라당 소속 송광호 위원장은 조 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외통위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고 일축했고, 조 의원은 "다 끝나간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송 위원장이 "외통위 이야기를 꺼내면 정회를 선포하겠다"고 '위협' 하자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이 "쌀직불금 국정조사도 한미 FTA 강행처리와 함께 한나라당의 농민 무시 태도와 연관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류 의원이 "국민 60%가 한미 FTA 조기 비준을 반대하는데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라고 말하는 도중 송 위원장은 말을 잘랐다.
그는 "(특위 활동 기한 연장의 건은 여야가) 합의 하고 와라. 정회를 선언한다"고 말한 후 의사봉을 두드린 즉시 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민주당 최규성 의원 등이 "위원장의 자격이 없다"며 반발했다. 같은 당 우윤근 의원은 "외통위 발언은 의사진행과 관련이 된 것"이라며 "위원장이 위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 터치(제지)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류근찬 의원은 "국회의원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봤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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