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노역’ 판결로 비난받은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 29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13일 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44일 만이고, 대주그룹 계열사와의 아파트 거래 부적절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대법원은 다음 주 초 장 법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표가 수리되면 2004년 4월 당시 인천지법원장이 골프 접대로 물의를 빚고 사퇴한 뒤 10년 만의 법원장 불명예 퇴진이다.
장 법원장은 이날 자신의 입장을 정리, 공보관을 통해 언론에 보낸 글에서 “최근 저를 둘러싼 여러 보도와 관련해 한 법원의 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함과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장 법원장은 “문제가 된 아파트는 정상적인 거래로 취득한 것으로 어떤 이익도 취한 바가 없다”며 “다만 이사 후 기존 아파트가 시세에 맞게 처분되는지에만 관심을 가져 거래 상대방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불찰로 물의를 일으킨 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7~9년 전 일이지만 은행대출 등 금융자료가 있어 설명이 가능했는데도 구체적인 확인 요청 없이 보도된 과정은 아쉽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일당 5억 원 노역 판결과 관련해서는 “양형 사유들에 대해 종합적이고 분석적인 접근 없이 한 단면만 부각되고 지역 법조계에 대한 비난으로만 확대된 점에 대해서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법원장은 광주고법 형사 1부장이던 2010년 1월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벌금 254억 원을 선고했다.
당시 벌금을 내지 않으면 일당 5억 원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한 이른바 황제노역 판결을 했다.
장 법원장은 2007년 대주아파트로 이사하고 나서 기존 아파트를 대주그룹 계열인 HH개발에 판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키웠다.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1985년 광주지법 판사로 임용된 뒤 29년간 광주고법 관할 지역에서만 근무한 지역법관(향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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