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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 자연 내성천에 인공제방?…"제2의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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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 자연 내성천에 인공제방?…"제2의 4대강 사업"

[언론네트워크] 국토부, 600억 들여 자전거길 등 하천정비사업

국토교통부가 낙동강 지류인 경북 영주시 내성천에 하천 정비 목적으로 6백억 원을 들여 인공제방·생태공원·자전거길 조성 공사를 계획하자, 환경단체가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국토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 1월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3개 지구 환경영향평가서>를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했다. 대구환경청은 21일 해당 사업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평가서를 부산국토청에 보낼 예정이다. 대구환경청이 사업을 승인하게 되면 공사는 시작된다. 부산국토청은 지난해 5월 사업 초안을 작성했으나 환경부 반려로 내용을 수정해 다시 심사를 받게 됐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사업 주요 내용은 용궁지구(7.5km), 지보지구(10.2km), 호명지구(9.3km) 등 내성천 하류 3개 지구 22.6km 구간에 67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인공제방 △생태공원 △자전거길 △교량 3개 △하상유지시설 △캠핑장·축제장 등을 신축 공사하는 것이다. 사업 목적은 "내성천을 홍수에 안전하고, 문화·생태가 살아 있는 수변공간으로 재창출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목적인 '수해 예방','생태하천 복원'과 유사한 지점이다.

▲ 내성천 생태를 설명하는 류승원 회장(2014.3.2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내성천은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수해 지역도 아니고, 멸종위기 조류 도래지, 희귀어류 서식지, 보호수 밀집지역이자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모래밭이 발달된 생태하천으로 유명하다. 특히 국토부 '국가수자원관리 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해당 사업이 계획된 내성천 전체구간 중 수해 상습지는 한 곳도 없다.

또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에서 시작해 영주와 예천, 안동을 거쳐 문경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길이 110,69km, 유역면적 1,815.28㎢에 이르는 국가하천으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왕버들, 회화나무 등이 분포해 있고 1백 년이 넘은 노송숲도 우거져 있다. 멸종위기 2급 먹황새와 흰목물떼새 도래지, 천연기념물 원앙 번식지고, 흰수마자 등 각종 희귀어류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 내성천에 둘러쌓인 경북 영주시 무섬마을.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 구간에는 국가 명승지로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예천 회룡포'와 '예천 선몽대'가 포함됐다. 두 곳은 유교적 전통공간과 백사장, 습지가 잘 발달된 곳이다. 국토부가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자연원형 훼손이 불가피하다. 또 내성천 영주댐 건설로 자연스러운 모래 흐름이 끊어진 상태에서 이 공사까지 진행되면 내성천 전 구간에 걸쳐 모래가 줄어들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와 관련해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10여 개 환경단체는 20일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4대강 사업으로 국토의 혈맥인 네 개의 큰강을 망쳐놓은 것도 모자라 명분없는 제2의 4대강 사업 내성천 정비사업으로 또 다시 생태계를 위협하고 혈세를 탕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내성천 하천정비사업 즉각 철회" △"원점 재검토"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를 촉구했다.

▲ '내성천 정비사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4.3.2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아름다운 천혜 생태 자연을 왜 인공 자연으로 덮으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생태 자연에 콘크리트를 붓고 제방을 쌓는게 4대강 사업과 다름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는 "내성천은 낙동강에 남은 마지막 생명 원천이다. 이미 4대강 사업 때문에 죽은 낙동강에 이 사업마저 진행되면 낙동강 전체가 병에 걸린다"고 주장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홍수방지나 생태복원 목적은 이미 말이 되지 않는다. 내성천에서는 홍수 피해가 많지도 않았고, 생태는 원형 그대로 완벽하다"며 "목적 없는 사업은 할 필요가 없다. 환경청은 국토부가 하려는 만행을 먼저 저지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종관 대구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장은 "인위적이거나 자연 경관을 훼손하는 계획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초안을 반려했다. 지금의 내성천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성훈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1과 담당자는 "홍수방지와 생태복원 목적은 변함 없다"며 "공사 시기와 계획은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져 확답할 수 없지만 환경단체 주장은 기우"라고 반박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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