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몽준-김황식 간 '박심(朴心)'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정몽준 의원은 19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하며,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 특정 후보에 쏠리는 것에 항의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런저런 문제를 상의한 적 있다"고 말해 친박계가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설(說)'을 표면화했다. '박심'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총리는 '안부 전화'라고 해명했지만, 정 의원 측은 "대통령의 공무원 선거개입 불용 방침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관련 기사 : 김황식 vs 정몽준, '朴心' 갈등 갈수록 태산)
두 후보 간 '박심' 논란에 대해 <조선일보>는 이틀 연속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선>은 19일 "김기춘 실장과 여러 문제 상의"라며 김 전 총리의 해명을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다루며, "김 전 총리의 발언으로 친박 그룹이 김 전 총리를 민다는 '박심(朴心)' 논란이 재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저녁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만찬 자리에서도 신경전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은 20일 자 6면 기사 '朴心논란 후폭풍… 정몽준, 최고회의 不參'에서 정 의원의 회의 불참은 박심에 대한 "항의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정 의원과 가까운 이재오 의원도 불참하자 신문은 "'비주류 측이 손발을 맞춰 친박계에 항의 사인을 보낸 것'이란 해석"도 있다고 전했다.
<조선>의 우려와 달리, <동아일보>는 이날 4면 기사 '朴心논란은 윈윈?… 鄭엔 공세카드, 金엔 마케팅 효과'에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서로에게 득이 되는 '윈윈전'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박심' 논란을 박 대통령의 과도한 선거 참여를 비판하며 집권여당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김 전 총리는 '박심'을 앞세워 존재감을 부각하는 방법으로 각각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에 따르면, 오전 당 최고중진회의에 불참한 정 의원은 오후 한 행사에 참석해 "청와대가 잘못해서라고 하기보다는 당이 평상시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그런(박심) 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2중대'라고 불리는 만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그러나 <동아>는 김 전 총리의 경우 '박심' 논란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김 전 총리의 박심 발언은 내용의 적정성을 떠나 후보 인지도를 높였"으며 "박심이 김 전 총리에게 있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한 효과도 얻었다"는 해석이다.
박원순 현 시장에 맞서 '서울 탈환'을 노리는 새누리당은 정몽준-김황식 빅매치로 초반 기세를 잡겠다는 전략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20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정 의원은 여권이 약세를 보이는 20∼30대 사이에서 인지도는 높았지만 호감도는 낮았다. 김 전 총리는 중장년층 사이 인지도는 높았으나 20∼30대에서는 "잘 모르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정 의원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8%에 불과했다. 7선 의원이자 두 차례 대선 후보로 출마한 경력 등이 그대로 인지도로 이어졌다. 하지만 20~30대 40% 이상이 '알고 있지만 호감은 가지 않는다'고 답해 선거에서 젊은층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 전 총리는 20대의 50% 가까이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해 상대적으로 '알고 있고 호감이 간다'는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30대의 약 40%도 김 전 총리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7일 서울 거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RDD)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7.5%,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0%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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