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학교(교장 유미경, 된장전문가·밥상디자이너)가 전국의 명품 된장농원을 찾아가는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 제4기를 준비합니다. 경기도 안성시의 전통된장농원 <착한마을사람들>에서, 지난 3월 <장 담그기>에 이어 오는 4월 19일(토요일) <장 가르기> 현장실습을 합니다. 이날 특강으로 <참쌀고추장 담그기>도 함께 준비합니다. 이번 <장 가르기>는 단지 장 가르는 체험에 머물지 않고 <장 가르기>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 전반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된장은 무엇인가. 진정한 된장의 맛은 어떠한가. 우리에겐 얼마나 다양한 된장이 살아 있을까. 된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인가. 직접 된장을 담가 먹으면 어떤 맛일까. 내가 된장을 담글 수는 있을까.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은 우리 된장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발걸음이며, 우리 된장 문화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장 가르기]
4월 19일(토) <장 가르기>는 지난 3월 8일 <된장농원 여행> 제3기가 담가놓았던 장을 42일 만에 분리하는 작업입니다. 한번 해보면 <장 가르기>도 <장 담그기>처럼 간단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 아니겠습니까. 장을 한번 담가 된장과 간장으로 각각 먹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우리나라만의 특징입니다.
<장 가르기>는 다른 말로 <장 뜨기>라고도 합니다. 가르지 않은 장은 ‘토장’이라고 하는데 삼국시대 이래 우리 선조들이 이용해온 방법입니다. 지금처럼 된장과 간장으로 따로따로 먹는 것은 조선시대 후기에 확립된 방법으로 장의 역사에서 보면 ‘신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토장이 더 맛있을 것 같지만, 된장과 간장으로 각각 숙성시키는 편이 더 맛있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장을 담근 지 40여 일, 장독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장독을 들여다보면 거문 빛이 말갛게 우러나 있고 그 맛은 달고 냄새는 향기로울 것입니다. 꼭 40일이 지나야 하냐고요? 그것은 된장과 간장으로 갈라 각각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최적의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60일 이후에 가른다면 된장보다 간장 맛이 더 좋아지겠지요.
<장 가르기>는, 장독에서 메주를 꺼낸다→건진 메주를 덩어리가 보이지 않도록 치댄다→ 간장을 부어가며 치댄다→별도 준비한 메줏가루를 넣어 섞는다→된장을 항아리에 잘 다져 넣는다→여액을 체에 걸러 항아리에 붓는다(생간장)→간장 항아리를 독전까지 채운다→광목천으로 항아리 입구를 싼다, 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옛말에 양반댁 며느리는 서른여섯 가지의 장을 담가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현대를 사는 우리로서는 똑똑한 장 하나라도 제대로 갖추고 살면 좋겠습니다. 장은 우리 음식의 기본이기에 장이 맛없으면 모든 반찬이 맛이 없습니다. 반면 장맛만 좋으면 무슨 반찬을 해도 쉽게, 맛나게 할 수 있습니다. 내손으로 직접 장을 담가 우리 자녀들에게 ‘엄마표’ 장을 ‘내림장’으로 전해줍시다. 앞으로 어쩌면 ‘엄마의 장’ ‘시어머니의 장’이 한 가정의 품격을 말해주는 척도가 될지도 모릅니다.
[특강 : 찹쌀고추장 담그기]
고추장은 매운 소스다? 고추장은 그저 맵기만 한 식품이 아닙니다. 고추장은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퓨전식품으로, 세계적으로도 그 맛과 향이 독특한 우리의 발효식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판 고추장에는 메주가루도 엿기름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그저 (수입산) 고춧가루에 물엿과 소금이 버무려진 ‘고추소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추장의 참맛은 찹쌀과 엿기름에서 나는 단맛, 메주에서 오는 감칠맛, 고추의 매운맛, 소금의 짠맛 등이 어우러진 ‘복합발효’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추장은 언제 담글까요? 고추장은 날씨가 더워지기 전인 3~4월경이 적기로,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찹쌀고추장, 멥쌀고추장, 보리고추장, 밀가루고추장이 됩니다. 우리는 이날 고추장의 대명사인,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입에 착착 감기는’ 찹쌀고추장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옛말에 “고추장 단지가 열둘이라도 서방님 비위 맞추기 어렵다”는 말이 있지만, 찹쌀고추장만 담글 줄 알면 다양한 버전의 고추장 만들기는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입니다.
4월 19일, 지난 3월 <장 담그기>에 참가하지 못한 분들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전에는 <장 가르기>를 하고, 오후에는 특강으로 <찹쌀고추장 담그기> 실습을 합니다.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 제4기의 자세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4월19일(토요일)>
[오전 8시 30분 : 서울 출발]
8시 20분까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의 <된장학교> 버스에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일하기 간편한 차림으로 오시되, 야외에서의 체험행사임으로 따뜻한 여벌옷 준비도 잊지 마세요.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 제4기 여는 모임을 갖습니다(수업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 : 전통된장농원 <착한마을사람들> 도착/일정 소개/농원 소개]
체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를 나누고 전체적인 진행을 설명합니다.
*<착한마을사람들>은 경기도 안성시 고삼농협에서 구매한 국내산 콩과 전남 신안의 천일염, 직접 재배한 고추를 사용하여 품질 좋은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청국장가루 등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체험행사 이외에 개인적으로 이 농원에 장을 보관해 놓고 사용하실 분은 참가신청과 함께 알려주시면 상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삼한리 4번지. 031-676-2356
[오전 10시 30분]
<장 가르기>
장독에서 메주를 꺼낸다→건진 메주를 덩어리가 보이지 않도록 치댄다→간장을 부어가며 치댄다→별도 준비한 메줏가루를 넣어 섞는다→된장을 항아리에 잘 다져 넣는다→여액을 체에 걸러 항아리에 붓는다(생간장)→간장 항아리를 독전까지 채운다→광목천으로 항아리 입구를 싼다.
[오후 12시 30분 : 맛있는 점심식사]
옥수수가 들어간 오곡밥, 시래기된장국, 김치된장찜, 각종 장아찌 등 <착한마을사람들>농원의 최임순 여사가 직접 만든 토속웰빙 반찬으로 뷔페식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후 1시 30분]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 삼림욕, 퀴즈 타임
[오후 2시]
<특강 : 찹쌀고추장 담그기>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넣고 삭힌다→찹쌀풀을 만든다→메주가루를 넣고 섞는다→고춧가루를 넣고 섞는다→소금으로 간을 한다→식으면 항아리에 옮겨 담는다.
[오후 4시]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
[오후 4시30분 : 서울 향발]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 제4기를 마치며, 우리 밥상과 전통장의 현주소를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로망으로 생각하는 시골 장독대나 농원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껏 봄기운도 느껴보고 좋은 음식도 맛보고 아름다운 농원을 돌아본 하루가 행복하시길 기대합니다.
[준비물]
*머리수건, 앞치마, 고무장갑 반드시 갖고 오세요.
*일하기 간편한 차림으로 오시되, 야외 체험행사이므로 따뜻한 여벌옷 준비도 잊지 마세요^^
된장학교의 <맛있는 된장농원 여행> 제4기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교통비, 강의비, 실습비, 식사대, 운영비, 찹쌀고추장 1kg 제공 등 포함).
유미경 교장선생님은 대학에서 식품을 전공했지만, 시어머니가 보내주셨던 까만 봉지에 싼 된장을 몰래 버리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훗날 식구들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된장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을 때, 우연히 우리나라가 콩의 원산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뒤늦게 된장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1999년 12월, 인터넷 된장가게를 운영하면서 장류를 생업으로 삼은 된장농원도 방문하고, 된장을 구입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된장이야말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명지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벤처농업대학을 다녔습니다. 인터넷 된장가게(코푸드)를 6년간 운영했으며, 콩에 대한 놀라움을 <우리콩 세계로 나아가다>에, 된장 발견의 기쁨을 <된장 인사이드>에 담아 펴냈습니다. 최근에는 <콩세계과학박물관>의 전시컨텐츠를 맡아 제공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된장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예전엔 집집마다 장을 담갔습니다.
하지만 인구의 상당수가 아파트에 사는 요즈음 장을 담가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해방 이후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된장이 보편화되면서 가정에서 담가먹던 우리 전통 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다행히도 전통장은 보란 듯이 부활하였습니다. 된장농원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한 것입니다.
된장의 주원료는 콩(대두)입니다.
그런데 이 콩의 원산지가 바로 한반도와 만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된장은 콩의 원산지인 우리 땅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난 음식이며,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이 함께 생존과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도와 준 ‘지혜의 음식’이었습니다.
된장은 우리 음식의 기본이지만 단순히 먹을거리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된장에는 우리 민족의 생활방식과 철학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된장은 우리 민족의 홍익(弘益)정신이 잘 구현된,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할 ‘자랑스러운 음식’입니다.
하지만 된장은 점점 우리 식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로부터는 더 그렇습니다. 세계화,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바쁜 현대인들은 아침을 거르기가 일쑤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외식과 각종 가공식품은 맛과 색깔, 식감 등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때 남용되는 식품첨가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밥과 된장 위주의 전통밥상이야말로 그런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건강식단이기 때문입니다. 된장학교에서는 바로 이러한 된장의 영양학적, 문화적, 인문학적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전통이기에 된장을 지키자는 게 아니라 가치 있는 전통이기에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된장학교에 오시면 세 가지가 확실해집니다.
첫째, 된장이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됩니다.
둘째,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된장을 쉽게 담가 먹을 수 있습니다.
셋째, 내입에 딱 맞는 된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된장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맛난 된장을 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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