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사건 피의자의 동생 유가려 씨가 법정에서 "국정원 수사관이 '오빠(유우성) 증인들 만드느라 돈을 많이 썼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증거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 전, 국정원 수사관이 유 씨에게 '증거 조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프레시안> 취재 결과 유가려 씨는 지난해 5월 27일 공판에서 국정원 소속 50대 남성 수사관이 자신에게 "오빠(유우성) 증인을 만드느라고 숱한 돈을 썼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숱한 돈 썼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무심코가 아니라 정확하게 그 이야기를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증언은 국정원 협력자 김 모 씨가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증거를 위조했다는 취지의 검찰 진술이 나오기 약 8개월 전이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유우성 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증인들은 유 씨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가 유 씨 사진을 본 후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고 하는 등 말을 뒤집었었다. 이는 유 씨가 간첩 혐의 무죄 판결을 받은 주요 근거가 됐었다.
유가려 씨의 이같은 주장이 나온 시점은 그가 인신구제청구 재판을 준비할 무렵이었다.
유가려 씨는 인신구제청구 재판을 하루 앞둔 4월 25일 국정원이 관리하는 '독집'(일종의 안가)에서 수사관들을 만났다. 2012년 12월 초순 경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받았을 때 봤던 50대 국정원 수사관이 이 자리에서 유가려 씨에게 '증거 조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유가려 씨의 이같은 증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되지 않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유가려 씨는 다음날인 4월 25일 법원으로부터 "거주지를 자유롭게 결정하라"는 결정을 받아들고 변호인단을 만나게 됐다. 6개월 간의 사실상 '독방 생활'에서 처음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4월 27일 유가려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강압적 분위기에서 자신의 오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유가려 씨는 '큰삼촌'이라는 수사관과 표 모 수사관 등이 "안 된다. 니가 부정해도 안 된다. 증인들이 다 있고 나라를 상대하기 때문에 오빠 개인이 나라를 상대해서 어떻게 이기나. 못 이긴다"는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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