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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내게 색깔론 공격? 철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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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상곤 "내게 색깔론 공격? 철지난 이야기"

[인터뷰] "남경필과 지지율 격차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앞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10일 만났다. 6.4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가운데 야권 내에서는 김 전 교육감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여당에서 남경필 의원이 출마 입장을 밝힌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남 의원이 1위를 하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은 자신의 출마 결심의 배경에는 야권의 통합 신당 출범이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만약 지난달 24일 밤 예고됐던 기자회견을 그대로 했었다면, 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했을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남 의원에 대한 '차출설'은 자신의 출마 결심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초반 지지도 차이를 크게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서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자신의 교육감직 수행 성과를 통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의 3대 '브랜드 사업'인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는 각각 행정의 혁신, 복지의 확대,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권리 신장을 의미하며 이는 도정에도 바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1년에 대해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민주주의 퇴행이 급속히 진전됐다"며 "안타깝다"고 혹평했다. 김문수 지사의 8년에 대해서는 "성실함은 인정한다"면서도 재정 악화와 전시성 토건사업 위주의 도정이라는 점을 들어 비판했다. 그는 2017년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한 적 없다"면서 설사 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계속 정치인의 삶을 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념적으로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가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과 어떤 점에서 교감을 이뤘느냐고 묻자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고자 한 것에 동의한다"는 답이 나왔다. 그는 "안 의원도 무상급식 등에는 전적으로 동의해 왔다"며 "복지의 속도·단계 같은 면에서 사안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그런 것은 조율하면서 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전 교육감과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프레시안(최형락)

"2월 24일까지는 교육감 3선 생각하고 있었다"

프레시안 : 교육감 3선과 경기도지사 도전,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고민한 것으로 안다. 마지막까지 교육감 3선 쪽으로 무게를 실었던 것으로 아는데, 갑작스레 마음을 바꾼 계기는?

김상곤 : 저는 교육감을 하면서 혁신교육을 추진해 왔다. 이 혁신교육이 경기도에 상당히 정착되고 안정적으로 발전돼 나가고 있지만, 교육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환경이 혁신교육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바뀌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한국 정치가 가진 여러 병폐를 개선해서 국민들이 사랑하는 정치로 만들고, 정치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그동안 해 왔다.

특히 제가 그동안 살아오며 가졌던, 우리 사회에 대한 상(像)을 구현하고자 하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교육감 재선을 마무리하면서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교육감 3선의 중요성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중심에 놓고 일반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고민이었다.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야권이 (정치 참여) 요청을 해 와서, 제가 얘기한 것이 '가치연대, 개혁 연대를 하면 좋겠다. 그래야 국민들의 여망에도 부응할 뿐 아니라 한국 정치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연대가 아니라 통합으로까지 발전되는 상황 속에서 제가 더 이상 머무르는 것은 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됐다.

프레시안 : 야권의 통합 선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가?

김상곤 : 그렇다. 그간 연대를 제안하고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요청했는데 실제로 그런 조건이 마련됐다. '이런 조건이라면 역할을 할 수 있겠고,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지난달 25일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취소한 일이 있었는데, 만약 그 때 회견을 했으면 어떤 입장을 밝히려고 했었나?

김상곤 : 실무적 혼선이 좀 있긴 했다. 그러나 당시에 25일이건 27일이건 (그 당시에) 기자회견을 했다면, 그 때까지는 교육감 3선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양 당의 연대가 잘 이뤄지길 바랐던 상황이었다.

프레시안 : 민주당 모 상임고문이나 안철수 의원과 그날 밤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상곤 : 안 의원은 제가 그날 뵈었고, 민주당 쪽에서는 여러 루트로 연락이 왔었다. 저한테 직접 온 것은 아니고 정무팀을 통해서다.

프레시안 : 안 의원이나 민주당 쪽에서 통합할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던가?

김상곤 : 그런 구체적인 얘기까지는 없었다.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프레시안 : 한국 정치의 병폐를 개선해야겠다고 했는데, 안 의원과 자주 접촉을 하면서 그런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인가?

김상곤 : 안 의원이 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치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복지, 경제민주화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고자 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 면에 저도 동의하고, 안 의원이 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치가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혹시 김 전 교육감이 안 의원에게 직접 민주당과의 통합을 권유하거나 한 적은 없나?

김상곤 : 그렇게까지는…. (웃음)

"박근혜 정부 민주주의 퇴행 안타까워…김문수, 1.5조 재정 결함 만들어"

프레시안 : 출마선언 날짜는 정했나?

김상곤 : 12일 10시 경기도의회에서 하고, 오후 2시에 국회에서 한 번 더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 출마선언에서는 교육감 사퇴 회견을 할 때보다 좀더 진전된 구상을 내놔야 할 텐데, 어떤 것들인가?

김상곤 : 구체적인 말씀은 출마선언을 하면서 드리겠지만, 저는 경영학 전공자로서 우리 사회와 조직의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해 왔다. 교육감을 하면서 제가 중점적으로 한 것이 교육 혁신이다. 혁신을 중점에 두고 보완하는 의미로 한 것이 무상급식을 비롯한 보편적 교육 복지다. 또 하나는 교권과 학생인권이 어우러지도록 하는 인권 신장이다. 도정(道政)도 그런 3가지 축에서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 교육감으로 견지했던 3가지 성과가 도정과 어떻게 이어지는 것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린다.

김상곤 : 복지와 기본권은 자유권이나 사회권, 노동3권 등이 제대로 보장되게 한다는 것이다. 혁신은 도정 전체, 특히 재정 부분을 혁신한다든지, 인사제도 등 제도를 혁신한다든지, 또 교육청과 달리 도청에는 산하기관이 많은데 그런 것을 어떡할 건지 하는 부분도 종합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

프레시안 : 핵심 슬로건은 정했나?

김상곤 : '더불어 행복한 경기도'로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 방점이 보편적 복지에 있는 것 같다.

김상곤 : 그런 기본적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서, 균형 발전과 동반 성장을 핵심적인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너무 다 얘기하는데? (웃음)

프레시안 : 현재 경기도의 가장 큰 문제가 재정 문제라고 했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또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설명한다면?

김상곤 : 경기도청 재정을 심층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김문수 지사가 열심히 성실하게 해 왔지만, 재정 위기를 초래한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고 문제가 큰 상황이라 본다. 무려 1조5000억 원의 재정 결함이 생겼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재정 운용을 합리화해 나가고, 한편으로는 긴축을 해 나가고 불요불급 예산을 감축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종합적인 재정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

프레시안 : 복지 재정이 많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복지 재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김문수 지사의 입장이다. 김 지사와 다른 방향에서 재정 계획을 세운다면, 복지 확대와 재정 건정성 확보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김상곤 : 복지도 현실적 여건 속에서 확대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조금은 있다.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재정의 여지를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경기도 재정 결함이 1조5000억 원이라는 것을 김 지사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김상곤 : 김 지사는 그것을 다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도)의회에서는 그 정도 결함이 있다고 본다. (이는) 김 지사가 도정을 맡은 시기에 발생한 것이다.

프레시안 : 김 지사의 지난 도정을 총체적으로 평가한다면?

김상곤 : 워낙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동안 토건 중심의 정책, 전시성 정책이 꽤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뉴타운 사업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과잉 선정, 과잉 기대 같은 것이다. GTX 사업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재검토를 하고 있고, 3개 주요 노선 중 1개는 타당성이 있지만 나머지 2개는 타당성이 없다고 나왔다. 저는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검토하는 것을 존중하고, GTX를 경기도가 일방적으로 강행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프레시안 :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넘긴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상곤 : 안타까운 것이, 87년 항쟁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상당히 진전되고 발전해 왔는데,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민주주의 퇴행이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더욱 급속히 진전된 상황이다. 그 점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

ⓒ프레시안(최형락)

"민주당, 새정치연합과 공천 얘기 한 적 없어…결정되면 따를 것"

프레시안 : 선거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야권의 통합 신당이 출범할 텐데, 김 교육감도 당연히 입당하죠?

김상곤 : 네, 그렇다.

프레시안 : 그런데 통합 신당 내에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다른 후보들도 있다 보니, 경선을 할 거냐 말 거냐, 한다면 어떻게 할 거냐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상곤 : 저로서는 경선 여부를 제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통합 신당을 어떻게 조직하고 구성할 것인지 논의가 진행되면서 후보 결정 방식의 절차도 논의될 텐데, 거기서 합리적으로 논의해 결정되면 그것을 존중하고 따르겠다. 물론 그 논의 과정에서 후보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다면 그런 때에는 얘기할 것이다.

프레시안 : 개인 의견은 어떤 것인가?

김상곤 : 특별히 지금 말씀드릴 의견은 없다.

프레시안 : 이 문제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에 거듭 묻는다. 이른바 '빅딜 설(說)'같은 것이다. 서울은 민주당 박원순, 경기는 새정치연합 쪽 김상곤, 이렇게 나누기로 양 지도부가 약속한 게 아니냐 하는 것인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후보선출 방식에 대한 의견을 먼저 밝히는 게 낫지 않을까?

김상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 신당추진단에서 공식 이야기되지도 않은 부분이다. 새정치연합이나 민주당과 후보 공천에 관해서 이야기한 적도 없다.

프레시안 : 그러면 통합 신당에서 합리적 결정이 경선이라고 한다면 따를 것인가?

김상곤 : 합리적 결정으로 그렇게 된다면 따를 것이다.

프레시안 : '합리적이면 따르겠다'는 것은 일종의 가정법이다. 어떤 조건이면 따르지 않을 수 있다든가 하는….

김상곤 : (웃음) 특별한 것을 가정하고 있지 않다. 당에서 공식 절차, 과정을 통해 정해지면 그것을 따르겠다는 말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 김진표, 원혜영 의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등은 상대적으로 김 전 교육감보다 오랜 시간 동안 도지사 출마를 준비해 왔는데 이들에 비해 김 교육감의 비교우위가 있다면?

김상곤 : 저는 경영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20년 전부터 '공공부문연구회'에서 교수들과 연구 작업을 해 왔다. 1990년대에는 민영화가 핵심 화두였는데, 예를 들면 한국전력 민영화 문제가 핵심일 때 민영화는 부당하다는 이야기에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 공공부문 연구 활동 속에서 지역경제나 지역사회 발전에 대해서도 내부 토론을 했다. 경기도에 관해서도 최근 연구를 해 왔고 경기도의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한 토론 과정도 있었다. 그런 것을 근간으로 해서 경기도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 하는 것을 정리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도교육감을 5년 동안 하면서 교육에 도정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눈여겨 살펴봤다. 교육에는 물론 한국사회 전반이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경기도 교육에는 도정이 미치는 영향도 있는데 (교육과 관련해) '도정이 이런 분야에서는 이렇게 가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나름대로 가져 왔다. 그런 속에서 도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저 나름대로의 잠재력을 개발해 왔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방송 인터뷰에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지방선거에서 연대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었는데, 오늘(10일) 정의당은 경기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상곤 : 심 의원이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서, 언론에서 질문을 하길래 답을 한 것이다. 심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은 한국의 진보적 가치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 노력해 왔고, 그분들의 노력이 국민들이 나가고자 하는 길과 상당 부분 소통하는 방향이라고 봤다. 심 의원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가고자 하는 길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포괄해 함께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한다.

프레시안 : 대표적인 공약 같은 것은 마련됐나?

김상곤 : 공약을 지금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직 그렇다. 앞으로의 예정으로는 1주일에 한 분야씩 공약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남경필 출마설 별로 감안 안해…2017년 대선? 생각 않고 있다"

프레시안 : 야권 후보가 되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야권 내의 누구보다도 앞서 있는 상황이다. 출마를 결심할 때도 이미 남 의원에 대한 '차출설'은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감안해도 해볼 만하다고 보고 출마한 것인가?

김상곤 : 정치권에서 여러 얘기들이 나왔지만, 남 의원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제가 별로 감안하지 않았다.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정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역할을 할 조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판단을 근간으로 했다.

프레시안 :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있지만 남 의원이 김 전 교육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조사 결과가 꽤 많다. 지지율 대책이 있는지?

김상곤 : 처음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에 대해 일반적인 정치가로 이해할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가 도지사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도 제가 정치인이 아니었으니 유추할 근거가 없어 도민들의 이해가 많이 부족했을 수 있다.

앞으로 출마 선언을 하고, 구체적 정책 제안을 하고, 현재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많은 부분이 이해되고 소통될 것이라고 본다. 제가 진정성을 다해 그동안 교육감 역할을 해왔듯, 앞으로도 일반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현장을 다니면서 소통하고 공감하면 저에 대한 지지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지지도 조사를 하면, 조사 기관에 따라 편차가 있고 어느 정도 (남 의원과) 지지도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초기 지지도 차이를 그렇게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 : 경기도지사는 수도권 광역지자체장으로서 정치적으로 갖는 무게도 크다. 혹시 도지사를 대선 도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 하는 말도 있다.

김상곤 : 하하하(웃음). 전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고, 더구나 이제 일반 정치에 입문하는 수준인데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다. 2012년 당시 진보진영 일각에서 저보고 대선 후보로 나와 달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마찬가지로 저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고, 그것은 저에게 적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프레시안 : 2017년 대선에 나올 뜻은 결코 없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나?

김상곤 : 하하하. 네, 지금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있다.

프레시안 : 안철수 의원과 여러차례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안다. 야권의 통합 신당 창당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갑작스레 합당을 결정함으로써 제3신당이 갖는 정치적 긍정성이 소멸됐다는 우려도 있다.

김상곤 : 물론 안 의원이 구상하는 새 정치를 어떤 방식으로 펼쳐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는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한국 정치가 여야가 각축하는 속에서 발전해 왔다는 면에서, 야권이 분열돼 있는 상태로는 한계가 있고 더구나 '여권(與圈)'은 권력이 상당한 상황에서 (야권의 분열은) 쉽지 않은 구도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았다.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정치연합이 생각하는 '새 정치'가 통합 신당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구조화되고 구현될 수 있느냐 여하에 따라 판단을 해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새정치연합이나 민주당에서 생각하는 '새 정치'가 상승 작용을 하면서 종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형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프레시안(최형락)

"복지정책, 安과 속도·단계 차이 있을지라도 개념·지향 차이 없다"

프레시안 : 복지 문제에 있어서 안 의원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새정치연합 창당발기문)을 내세우고 있고, 성장 친화적 복지라는 표현도 썼다. 현재적으로는 선별적 복지의 유효성을 더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한다. 김 전 교육감이 강조하는 보편적 복지와 결이 다르지 않나?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야권 내에서 굉장히 오른쪽에 있는 안철수와 김상곤의 조합이 어울리느냐'고 직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었다.

김상곤 : 성장 친화형 복지라는 것은 예전의 생산적 복지와도 소통되는 것이라고 보는데,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복지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고 본다. 복지국가로 가야 한다는 것은 현 정부도 선거 때는 인정했다. 다만 지금 한국 경제에 여러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안 의원도 무상급식 등에는 전적으로 동의해 왔다. 복지의 속도, 단계 같은 면에서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복지의 개념이나 복지국가에 대한 지향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안에 따라 약간 생각의 차이가 있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그런 것은 조율하면서 해 나갈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프레시안 : 경기지사 선거의 쟁점 가운데 전통적으로 중요한 것 2가지가 규제 완화 문제와 대북 문제다. 그린벨트 등 입지규제 완화는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 김 전 교육감이 정부 정책에 이견이 있다면 꽤 큰 마찰이 예상된다.

김상곤 : 전통적으로 보면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군사시설 보호법과 관련해 경기도 지역에 규제가 많았다. 그 규제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도민들의 삶과 국토 균형발전 면에서 완화돼야 할 요소가 있으면 완화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 균형발전 면에서 판단을 해야지, 혹여 규제에 대해 신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레시안 : 대북 문제인데, 남북관계가 불안정한데 경기 북부는 접경지역이다. 대북정책은 중앙정부가 큰틀을 이끌어나가지만 경기도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지 않다. 어떻게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나?

김상곤 : 남북 간 화해협력이 더욱 나아가야 하고 사회경제적 협력으로 발전돼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기도는 접경이면서 (교류협력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에서도 앞서서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 또 남북관계 뿐 아니라 중국과의 소통에서도 경기도가 관문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북아 발전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교육감을 할 때도 개성과 지원·협력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가령 우리의 교육 기자재를 지원한다든지, 학생과 교사들이 교류를 한다든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워낙 경색돼서, 통일부에 요청을 해도 진행되지는 못했었다. 경기도가 가진 지정학정 중요성을 고려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프레시안 :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또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안철수 의원은 공통적으로) 분배 투명성 강화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상곤 : 북한 인권 상황의 문제는 인식하지만 그것에 대해 국가 간의 입장을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 대해서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도적 지원은 상대를 믿고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에 대한 색깔론 공격? 철 지난 이야기"

프레시안 : 김 전 교육감이 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일각에서는 '그간 경기도교육청이 해온 혁신교육 모델의 연속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 앞서 김 전 교육감은 '혁신교육이 뿌리를 내렸다'고 자평했지만, 지난해 김문수 지사가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는 등 안전하다고 평가하긴 이르지 않을까?

김상곤 :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완전히 안정적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5년간 혁신교육을 해 오면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단계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보고, 혁신의 큰 흐름이 만들어지고 뿌리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본다. 그 분위기나 진척 정도를 보면, 3월 1일 기준으로 혁신학교가 282개 운영되고 있고 준비교가 300개교나 된다. 경기도 전체 2300개교 중 20%가 혁신학교로 지정되거나 준비 학교로 된 것이다.

또 작년부터는 혁신학교 일반화 단계에 들어가서, 금년에는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완성한 학교를 중심 학교로 하고 거기에 참여하는 일반 학교가 800개다. 그러면 (아까의 20%와 합하면) 65%의 학교가 혁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상황이 된다. 과반 학교가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사들의 70% 이상이 혁신교육 연수를 받았다. 학부모들도 혁신교육에 대한 열정이 높고 심화돼 있다. 전반적 정착 과정으로 봐서는 역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민들이 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느냐도 중요한데, 경기도는 도민들께서 혁신교육에 대한 믿음과 관심을 높게 가지면서 '어떻게든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차기 교육감도 그것(혁신교육)을 할 수 있는 분으로 도민들께서 선정하리라 본다. 그렇게 선정된 교육감은 혁신교육을 지금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분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중등교육 전문가가 아닌데도 교육감으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고, 그 기간 동안 대중적 인지도도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스스로의 리더십을 자평한다면?

ⓒ프레시안(최형락)
김상곤 :
제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쑥스러운데(웃음), 저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교육청에 처음 갔을 때 제가 초중등교육 현장 사정을 많이 몰랐다. (교육감 선거에 나갈 때는) 87년 항쟁을 계기로 각 분야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교육 민주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현장 상황과 지식을 많이 이해하게 됐고, 그런 것을 기반으로 초중등교육을 어떻게 하겠다고 제시했었다. 그럼에도 교육청 직원들하고는 일면식도 없고 현장 교사들도 몇 사람 아는 정도였다. 거기서 제가 한 것은 낮은 자세로 수평적 관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교육계가 가진 관료주의적 보수성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처음에 3대 공약, 20대 주요과제를 부서별로 나눠주고 하급 직원까지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과정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게 색달랐단 것 같다. 그전까지는 교육감은 과장급 간부들하고만 얘기했는데, 일반 직원들, 주무관들, 장학사들까지 의견을 얘기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전문성을 파악하고 이들이 어떤 길을 가려 하는지, 교육의 본질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배우려는 모습을 보이니 직원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기득권을 가진 교육 관료는 저를 경원시하고 백안시하기도 있었지만 그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있는 것을 내놓고 얘기하면서 의미 있게 조직과 결합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초기에는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혁신교육 이런 것에 도지사나 교육부가 태클을 많이 걸었는데, 그럼에도 '우리 교육이 이렇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나의 취지를 진정성을 가지고 말했더니 마음을 열고 함께하게 됐다.

프레시안 : 전반적으로 경기도에는 보수적인 색깔이 있다. 무상급식, 혁신교육이라는 사업이 이념적으로 좌경화된 것 아니냐 하는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분명히 선거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상곤 : 2009년에도 그랬는데, 저를 공격하는 주요 수단으로 색깔론을 참 많이 썼다. 그런데 주민 분들에게는 '김상곤이 진보적이고 좌파적이라는데 만나보니 그렇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웃음) 이미 우리 교육이 완전히 붕괴했다고 교사도, 학부모도, 기자들도,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다. 제가 교육감으로서 하자는 것은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미래 한국의 공교육 모형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을 이념적, 색깔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혁신학교나 무상교육 같은 것을 보자. 혁신학교는 무너진 공교육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니 (도민들이) 빠르게 이해하고 원하게 됐다. 무상급식도 그런데, 한국 자본주의는 이렇게 발전했지만 사회복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으로 국민에 대한 대우나 경제적 선순환에 문제가 많다. 특히 교육은 한국의 성장 동력인데, 그것도 의무교육 기간 동안 개별 가계에 부담을 지우는 건 부당하고 적절치 않다. 더구나 전통적 문화에서 먹는 것과 관련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걸 눈치보고 먹게 하고, 낙인찍고 먹게 하는 건 적절치 않고, 농촌과 유기적 관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혁신학교나 무상급식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경기도에서는 공약으로 넣었고, 주요 정책사업으로 요구했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과잉 지출이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을 조절하자'는 얘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색깔론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철 지난 얘기일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것을 얘기하지 않고 색깔론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이해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정치인으로 첫발을 딛은 소회와 함께,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포부를 밝혀 달라.

김상곤 : 처음 들어선 길이고, 현실 정치가 주는 여러 압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왜 이 쪽으로 왔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저는 한국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로 실천돼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권 일부에서는 국민이 혐오감을 갖도록 유도한다. 그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사랑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런 방향에서 제가 미약하지만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품격 있는 정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가 정치인으로서 가야 할 길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설령 정치인으로서의 첫 도전이 실패한다고 해도 정치 활동을 계속할 것인가?

김상곤 : 네, 그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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