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휘슬 블로어(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라는 영어 표현에 비교하면 조금 더 부정적이고 무거운 표현이다. 그래서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익 제보자'라는 표현을 쓰자고 한다. 최근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영등포서 여성청소년과장), 윤석열 여주지청장 사례를 보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공익 제보자들은 제보 이후 큰 고초를 겪는다. 징계 등 각종 인사상 불이익은 예삿일이고, 조직에서 쫒겨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인간 관계도 파탄난다. 용기 있고 정의로운 행동에 따르는 보상이 아니라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한국 사회가 여전히 부정부패와 부정의가 판치는 이유다.
이번 주 언론을 통해 '황우석 사건'의 최초 제보자 류영준 강원대 의대 교수가 '커밍아웃'했다. 8년 전 황우석 박사의 제자로서 '공익 제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보도됐다. <프레시안>은 '닥터 K'라는 익숙한 가명이었지만 이 보도가 나기 6개월 전 줄기세포 관련 대담을 했었다. (☞ 관련 대담 바로 보기 : '백두산 호랑이'를 돼지 자궁? 한때 신화였던 황우석은…) 담당 기자인 강양구 기자는 이 대담에 참석했던 김병수 시민과학센터 부소장과 함께 황우석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쳤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준비한 대담이기에 류영준 교수가 믿고 응할 수 있었다.
당시 대담의 사진을 찍었던 기자 입장에서 진지하면서도 따뜻했던 이 사진 한장을 뒤늦게나마 모자이크로 가리지 않고 공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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