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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의 역습…안철수의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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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의 역습…안철수의 승부수 통할까?

'한 이불' 친노-안철수, 새 경쟁구도 승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위원장의 전격적인 신당 창당 합의 발표에 야권의 세력 재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은 야권 통합이라는 대의에 '환영' 반응 일색이지만, 각론 형성 국면에 접어들면 이해관계에 따라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친노 진영과 안철수 의원 세력이 신당 내에서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합당이 합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의문이다"

신당 창당 발표 직후 언론들이 가장 먼저 반응을 살핀 문재인 의원. 반응은 '지지'였다. 한명숙 의원 등 입장을 밝힌 다른 친노 진영 인사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합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50 대 50 합당이 '합당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앞으로 합당 과정에서 세부 사항이 논의되겠지만, 엄연히 당세가 다른데 '50 대 50 합당'은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신당 창당 준비위 인적 구성에 대해 "당 내 계파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계파 안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친노 진영에서는 신당 창당 과정 자체가 결과적으로 '친노 배제'의 수단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친노 진영의 한 인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얼마 없는 점, 야권 통합이라는 대의 명분이 확실한 점 등을 고려해도 깜짝 발표에 신당추진위원회 구성까지 전광석화로 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몇몇 당 지도부가 우리 쪽을 배제한 채 선거를 치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판을 통째로 바꾼 김한길

친노 진영에서 김한길 대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원내대표 조기 선출 등, 당 내 개혁파의 요구에 김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는데, '신당 창당'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통해 일거에 국면을 바꾸며 당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비노-안철수 연대'를 통한 친노 세력 견제로 해석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인적, 물적 토대를 장악한 친노 세력에 맞서 김한길 대표가 안철수 세력고 손을 잡고 '비노 연합'의 덩치를 키운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노 연합'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야권 내부의 권력 재편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도 비노 연합의 강화를 내다본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정당공천을 그대로 했을 경우 친노 세력의 인적 기반이 그대로 온존하는 결과로 이어졌겠지만, 김 대표가 무공천을 결단함에 따라 이같은 기초선거 공천의 당 내부적 효과를 차단하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초선거 공천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입장 표명을 피해 온 친노 진영이 무공천 대의에 눌려 대놓고 반발하기도 어렵다.
김한길 대표의 입장에서는 기초 선거와 관련한 당 내 계파 다툼과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져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손학규 전 대표가 신당에서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 안철수 의원과 함께 비노 진영의 투톱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

문제는 '대의'와 '시간'을 무기로 삼고 있는 김한길 대표의 승부수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반격 허용을 최소화 하면서 밀어 붙여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한길 대표나 안철수 의원이 중립 지대의 세력을 규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원내대표 교체를 요구했던 민주당 개혁 그룹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기식 의원은 "신당은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라는 정강정책의 핵심기조를 유지·강화해야 하고, 표피적인 것이 아닌 본질적인 정치개혁의 비전을 구체화하며, 현대적인 혁신정당모델을 확립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에게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윤여준, 김성식 전 의원 등 '비 민주당 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민주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민주당 출신 인사들도 설득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의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정강정책을 만들면 극단적 세력을 배제하고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만 오면 좋겠다"고 일부 민주당 인사들을 경계하는 등 창당 과정에서의 진통을 예고했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회견을 마친 뒤 의원동산 계단을 내려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향후 진로는?

안철수 의원 개인에게도 차원이 다른 시험대가 펼쳐지게 됐다. 일단 새정치연합 측에선 이번 안철수 의원의 선택이 불가피했다고 평가한다.

지방선거에 대응키 위해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세를 규합하려 했지만 선거에 경쟁력을 갖출만한 후보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고, 지지율도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선택'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친노 진영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잘 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어차피 안철수 의원과 대선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친노 측 입장에서 보면 안 의원이 밖에 있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에게는 모험이 되겠지만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제3당으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고, 다른 길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라면 이 정도 리스크는 뛰어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친노-비노로 나뉜 민주당의 갈등 구조에 안철수 의원이 비노 세력과 손을 잡고 전선에 뛰어든 모양새가 됐다. 신당 창당에 따른 세력 구도는 친노 대 비노-안철수 연합의 경쟁 관계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양당제 깨기'에서 방향을 선회, "맨 손으로 호랑이굴에 뛰어든"(송호창 의원) 안 의원에게도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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