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발전기금과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이 당초 정부가 삭감한 수준으로 확정됐다. 인터넷 신문진흥기금은 0원이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야가 전년도 수준으로 전액 복구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지만 정부의 난색 표명으로 정작 예산 심사 과정에서는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2009년도 신문발전기금으로 책정된 예산은 총 89억3000만 원. 2008년도 164억7600만 원에 비해 75억4600만 원이 줄어든 수준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역시 151억 원으로, 전년도 208억5400만 원에서 57억5400만 원이 줄었다.
총 133억 원 가량이 축소된 정부 원안이 그대로 결정된 것. 신문발전기금 중 인터넷신문진흥기금은 전년 수준인 13억 원에서 전액 삭감됐다.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계수조정소위원회 회의를 앞둔 지난달 27일 "정부가 감액 편성한 2009년도 신문발전과 지역신문발전 지원 예산을 전년 수준으로 증액해 수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9일 지역언론 사장단과 오찬을 갖고 "지역언론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성의있게 지역 언론 문제를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문광부 "신문발전기금, 수요가 많지 않다"
그러나 13일 새벽 민주당이 불참한 상황에서 계수조정심사소위를 가동한 한나라당은 이같은 문방위 결정 내용을 무시했다. 정부 측에서 난색을 표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방위 소속이면서 예결특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여야가 합의한 증액 분을 예결특위에 올렸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계수조정소위에 정부 원안이 올라갔고 이게 그대로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13일로 예산처리 시한을 정하면서 문방위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등 정부를 설득하는 프로세스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재정부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문광부에 문의하니까 수요가 별로 많지 않다고 하더라'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예산심사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라며 증액을 계속 요구했지만 결국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세부 사업에 대해 기금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부대의견을 다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민주당 예산심사위원장인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08년 대비 감액 편성된 인터넷신문발전 예산을 전년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하였으나 (한나라당의) 밀실심사로 묵살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방위 의원 모두 불만, 진성호도 "나쁜 결정이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도 신문발전기금 등 예산 증액이 최종 반영되지 못한데 대해 "나쁜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진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문방위 예산소위에서 합의했지만 계수조정심사 과정에서 없어진 것인데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 운영 방법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예산 자체는 필요하다"며 "예산 심사는 끝났지만 다른 방법은 있을 것이다. 향후 문방위에서 야당 의원들과 함께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국정감사 당시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문광부 유인촌 장관이 신문진흥 기금, 지역신문진흥 기금을 다시 원상복구 하기로 확인까지 한 사안인데도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삭감과 관련해 지방지들이 지면파업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 여당의 예산안 일방처리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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