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오는 3월 2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정 의원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며 "이번 주 일요일(3월2일)에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새누리당 안에서 유력 주자로 올라선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6.4지방선거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 의원의 공방전도 시작됐다.
앞서 정 의원은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서울의 인구가 1000만 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활기가 떨어지면서 걱정"이라며 "(박원순 시장은) 말로만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새누리당 출신으로서 (정 의원의) 이런 말씀, 정말 시민들에게서는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몽준 의원의 발언은) 옛날처럼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갈등이 많은 도시로 (서울시를) 만들겠다, 이런 말씀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제가 취임한 2년 새에 9위에 머물러 있던 도시경쟁력이 세계 6위까지 올라갔고 3년 연속 컨벤션 5대 도시가 됐고 또 외국인 투자기업이 지금 약 15% 늘어서 60억 달러로 올라갔다"며 "제가 보기에는 서울시장을 꿈꾸는 분이라면 이런 좋은 것들을 보시고 서울시민을 부추겨드리고(치켜세우고) 이래야 한다"며 "물론 선거니까 당연히 그러실 수(비난할 수) 있지만 저는 우리가 늘 긍정적인 것을 놓고 논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날을 세웠다.
박 시장은 "(서울시) 채무는 원래 고건 시장님 시절에 6조였던 것이 이명박, 오세훈 두 새누리당 출신의 시장이 계실 때 거의 14조가 늘어난 것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거의 20억 원 정도의 이자가 나갔다"며 "나는 매주 재무감축회의를 하면서 지금 (부채를) 3조 2000억 원 줄였다. 금년 연말까지 6조 5000억 원의 채무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날 세운 정몽준, 청와대 작심 비판
정 의원은 출마 결심을 밝힌 이날 당내 주류인 친박 지도부와도 각을 세우며 자기 색깔 부각에 나섰다. 정 의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통합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 새누리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청와대의 눈치를 보거나, 눈앞의 이익을 놓고 집안 싸움만 하는 것으로 비쳐져서는 국민통합을 위한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최근 친박 주류가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강하게 항의한 적이 있다. 청와대 및 친박 주류가 서울시장 후보로 김황식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못 박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향후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도 새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같은 회의석상에서 여당 지도부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주년 담화 요지를 재강조해 정 의원의 비판과 대조를 이뤘다.
황우여 대표는 "오늘이 취임 2년차 박근혜 정부의 첫날"이라며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이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대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도 "도약과 정체라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대 기로에서 경제 활성화에 승부수를 던지고, 남은 4년 경제와 민생에 '올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대통령 담화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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