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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보낸 앰네스티의 10가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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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보낸 앰네스티의 10가지 권고

박근혜 취임 1년 서한 "한국 인권상황 우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 AI)의 샬릴 셰티 사무총장이 한국의 인권 상황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냈다. 셰티 사무총장은 24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이 서한에서 철도노조 파업, 밀양 송전탑 등 한국의 주요 사회 현안들을 언급하며 우려되는 인권 상황을 해소할 것을 박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앰네스티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에 대응해 경찰이 (2013년) 12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본부에 진입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철도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네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2014년 1월 16일 구속되었고, 2월 20일 보석으로 석방되었다"면서 "업무방해 혐의는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파업할 권리를 부정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또 고용노동부가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설립신고를 반려한 것과 관련해 "설립신고를 자의적으로 반려하는 등 여러 차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특히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수 있는 권리가 약화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노동부는 해직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2013년 10월 24일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하기도 했다. 결사의 권리는 한국이 당사국으로 있는 자유권규약(ICCPR) 제22조와 사회권규약(ICESCR) 제8조에 보장된 권리"라고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또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해 "밀양 주민들은 사전협의과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포함되지 않았고, 충분히 고지가 되지 않아 해당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주민들은 765kV 송전탑이 자신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하게, 적절한 시기에 알 권리가 있다"면서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인권 및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어야 하고,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 사형제 폐지, 이주노동자 권리 보호, 국가보안법의 개정 내지 폐지, 무기거래조약 관련 입법화를 인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과제로 들었다. 앰네스티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과 관련 "현재 대한민국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700여 명이 수감되어 있다"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병역거부자 500여 명이 포함된 4건의 개인청원에 대해 '대체복무제도를 수행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자유권규약 제 18조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상기시켰다.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앰네스티는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입건 수는 2012년 112건에서 2013년 129건으로 증가했고, 구속자 수도 2012년 26건에서 2013년 38건으로 증가했다"며 "국가보안법 사건 대부분(87퍼센트 이상)이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혐의였"국가보안법의 모호한 조항, 특히 7조가 계속해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평화로이 행사하는 개인을 자의적으로 구속하거나 기소하는 데 적용되다"고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150여 개 나라에 8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300만의 회원 및 후원자를 가진 최대 규모의 국제 인권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의 촛불집회 탄압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의 비공개 서한을 아이린 칸 당시 사무총장 명의로 청와대에 보냈으며, 2009년에는 한국 정부의 사형 집행 추진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역시 청와대에 보냈다. 2012년 11월에는 국가보안법이 표현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이처럼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앰네스티가 청와대에 보낸 서한은 대개 특정한 현안 관련 내용으로 특히 민감한 내용은 비공개 발송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보낸 이번 공개서한은 그런 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다음은 셰티 사무총장의 공개서한 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께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국제앰네스티는 박근혜 대통령께 주요 인권 사안에 주목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국제인권기준이 지켜질 수 있도록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에 모두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아래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해결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사형제도

국제앰네스티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형제도에 반대하며 대한민국이 17년 동안 사형집행을 유예한 것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 선거 캠페인 당시 사형제도가 범죄와 싸우는데 효과적인 조치로 보여진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형제도는 어떤 특정한 억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폭력의 순환을 영구화시킬 뿐입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반드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마지막 조치를 취하고, 점점 더 세계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는 사형에 반대하는 국제적 합의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2012년 유엔총회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사협집행 모라토리움을 촉구하는 네 번째 결의안이 채택되었습니다.

결사의 자유

국제앰네스티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에 대응해 경찰이 12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에 진입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네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2014년 1월 16일 구속되었고, 2월 20일 보석으로 석방되었습니다. 업무방해 혐의는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파업할 권리를 부정하는 데 이용되어 왔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정부가 형법 314조(업무방해)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기타 법령의 모호한 조항을 적용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노동조합 지도부를 체포한 데에 주목해왔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해 형법상 처벌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반복된 권고를 했지만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는 계속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13년 8월 2일 전국공무원노조 설립신고를 자의적으로 반려하는 등 여러 차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특히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수 있는 권리가 약화되었습니다(이번 전국공무원노조 설립신고 반려는 이전 정부에서 세 차례 있었으며, 이번 정부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또 고용노동부는 해직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2013년 10월 24일 전국교직원노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결사의 권리는 한국이 당사국으로 있는 자유권규약(ICCPR) 제22조와 사회권규약(ICESCR) 제8조에 보장된 권리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정부가 자유권규약 제22조 유보를 철회하지 않은 데에 이미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자유권위원회는 자유권규약 제22조 유보철회를 권고했으며 일반논평 제24호를 통해서도 이를 철회해야 할 필요를 알 수 있습니다. 일반논평 제24호는 유보에 대해 반드시 구체적이고 투명해야 할 것을 밝히고 있지만, 한국의 자유권규약 제22조 유보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

2012년 실시된 '외국인근로자 사업장 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 및 고용허가제 개정안으로 인해서 이주노동자들이 심지어 착취적인 노동조건을 겪는 경우에도 초기 고용주에게 계속 고용되어 있어야 한다는 극도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 개정안은 사업장 변경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비자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변경 제한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체불 또는 수당 미지급, 보호장치 부족, 물리적 신체적 폭력 등 일터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국가보안법

국제앰네스티는 국가보안법에 따른 구속과 기소가 검열의 일환으로 이용되어, 권리를 행사하거나 북한에 "이로운" 것으로 간주되는 표현물을 발간 및 반포하는 이들을 위협하고 구속한 사례를 기록해왔습니다. 국가보안법의 모호한 조항, 특히 국가보안법 7조가 계속해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평화로이 행사하는 개인을 자의적으로 구속하거나 기소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입건 수는 2012년 112건에서 2013년 12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구속자 수도 2012년 26건에서 2013년 38건으로 증가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사건 대부분(87퍼센트 이상)이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혐의였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1월에서 9월 사이 국가보안법으로 검거된 사람 103명 중 90명이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혐의였으며 2012년 검거된 109명 중 95명이 국가보안법 7조 위반이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통합진보당원에게 국가보안법 7조가 적용되어 이들이 북한 사상을 찬양 또는 선동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고, 이 재판이 현재 진행중인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청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습니다. 2006년 11월 자유권위원회는 "본 규약은 단지 적과 일치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어, 그에 대한 동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쓰고 있습니다. 자유권위원회는 특히 국가보안법 7조에 의한 기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19조 3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점에서 한국 정부는 통합진보당 해산 및 통합진보당 당원 관련 어떤 법률적 행위에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사람에게는 법적, 신체적 또는 행정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양심과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자유권규약 18조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권리가 있으며, 살상력을 사용해야 하는 의무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 및 신앙을 표현할 권리와 중대하게 충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700여 명이 수감되어 있습니다. 유엔 자유권규약 위원회는 병역거부자 500여 명이 포함된 4건의 개인청원에 대해 대체복무제도를 수행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역거부자의 형사처벌은 자유권규약 제 18조에 위반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기거래조약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이 2013년 6월 무기거래조약에 서명한 데 대해 환영합니다. 무기거래조약은 소형 무기부터 전투 전차, 전투기 및 전함 등의 재래식 무기의 국제이전을 규제하는 조약입니다. 하지만 국내법 개정에 필요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재래식 무기 또는 관련 장비가 국제 인도·인권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인권침해를 조장하는 국가로 수출될 위험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앰네스티는 2014년 1월 대한민국이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승인을 잠정 중단한 것에 대해서 환영합니다. 그러나 무기거래조약 비준 및 국내법에 적용되는 것이야말로 재래식 무기가 중대한 인권침해가 자행되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업체가 터키당국에 상당한 양의 시위 진압장비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2013년 터키 경찰이 터키 전역에서 일어났던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산시킨 사실에 근거해 이번 한국산 시위진압장비의 공급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협의 부재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의 남동쪽에 위치한 밀양의 다섯 개 면(단장면, 산외면, 상동면, 부분면, 청도면)을 통과하거나 인접한 39.15km 구간에 부산 신고리 원전에서 서울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약 69개 765kV 송전탑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해 왔습니다. 밀양 주민들은 2007년 11월 정부가 이 사업을 승인하기 전인 2005년에 있었던 사전협의과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포함되지 않았고, 충분히 고지가 되지 않아 해당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765kV 송전탑이 자신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하게, 적절한 시기에 알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겪을 위험에 대해서 규명되어야 하며, 위험을 규명하는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의견과 알고 있는 정도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인권 및 환경영향평가(human rights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가 실시되어야 하고,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여러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와 국가가 인권을 존중·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점, 한국 정부 역시 인권을 존중·보호할 것을 약속했다는 점에 비추어 국제앰네스티는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모든 사형수에 대한 감형을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에 가입하고 비준해야 합니다. 

-국제인권기준 및 국제노동기준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가 및 노동자들이 괴롭힘이나 체포의 위협 없이 정당하고 비폭력적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이 국제 노동기준에 따라 결사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자유권규약 제22조 유보를 철회해야 합니다.

-'외국인근로자 사업장 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철회하고 고용허가제를 개정해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에 있어 사업주 승인과 새로운 일자리는 찾는 데 있어 개월 수 제한 등 사업장 변경을 가로막는 제한과 장애물을 없애는 등 더 많은 유연성을 허용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을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폐지 또는 개정해 국가보안법이 자의적으로 적용되거나 의사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병역거부를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규제를 마련할 것을 보장해야 합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병역의 의무에서 완전히 면제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형벌적 성격을 띠지 않는 대체복무제도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지체없이 무기거래조약을 비준하고 엄격하게 적용하며, 제 23조(잠정 적용)에 의거해, 조약이 법적 구속력을 가질 때까지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데 이용되거나 이를 부추길 수 있는 재래식 무기 이전을 금지하는 제 6조와 제 7조를 잠정적으로 적용하겠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진정한 협의를 진행하고 위험평가를 실시할 때까지 한전의 송전탑 건설사업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거와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대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서한에 관심을 보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을 고대하겠습니다.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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